스페인 금융위기 증폭… 1년물 국채금리 5%


스페인에 대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

스페인 재무부는 24억유로의 12개월물 국채를 평균 5.074%의 금리로 발행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자금시장에서 1년 동안 돈을 빌리는 데 5%가 넘는 고금리를 물 정도로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5월 2.985%였던 12개월물 국채 발행금리는 이번에 2%포인트 넘게 폭등했다. 이날 발행한 6억3,900만유로 규모의 18개월물 국채 금리 역시 같은 기간 3.302%에서 5.107%로 껑충 뛰었다.

선진국이 발행하는 단기 국채 금리가 5%를 넘기는 일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드문 일이다. 최근 1년물 국채를 사실상 제로(0) 금리에 팔아 치우는 독일이나 영국과 비교하면 스페인의 어려운 사정을 짐작할 수 있다.

스페인 재정위기의 도화선 노릇을 한 은행 부실 역시 나날이 악화하고 있다. 이에 앞서 18일 스페인 중앙은행은 4월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 자산 비율이 전체 여신 대비 8.72%에 달해 199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 은행이 껴안고 있는 부실자산 규모는 1,527억유로로 급증했다. 이날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7.16%까지 치솟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출범 이후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스페인 금융위기는 21일 또 한 차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회사인 롤랜드버거와 올리버와이만은 이날 스페인 정부의 의뢰로 진행한 금융권 스트레스테스트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 보고서에는 스페인 은행에 필요한 구제금융 금액이 담겨 있다. 스페인 정부는 이 보고서를 검토한 뒤 오는 28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번 스트레스테스트에 이어 진행되던 금융권 회계 감사 보고서는 당초 7월 중 발표될 계획이었으나 9월로 발표 일정이 미뤄졌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한편 스페인과 동시에 국채발행에 나선 그리스의 발행 금리는 다소 낮아졌다. 그리스 정부는 13억유로 규모의 3개월물 국채를 전달보다 0.03%포인트 낮은 4.31%에 발행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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