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계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새로운 경영체제 도입에 맞춰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선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SK G&G(Global&Growth) 추진단의 인력을 대폭 축소하고 SK차이나 한국인력 국내복귀 등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SK G&G 추진단은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 및 해외사업 발굴과 기술개발을 선도하기 위해 만든 기구로 그룹 부회장단과 함께 사실상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도맡아왔다. 하지만 최근 SK그룹이 내년부터 각 계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한 경영 시스템인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SK G&G 추진단의 역할조정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또 향후 그룹의 의사결정 구조가 기존 지주사 중심에서 각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6개 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면 6개 위원회 중 하나인 글로벌성장위원회와 SK G&G 추진단과의 역할중복 문제 역시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인력축소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SK그룹은 SK차이나의 한국인력들을 국내로 복귀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SK차이나 인력은 현지채용 인원으로 대체하고 본사에서 파견된 한국인력은 최대한 국내로 복귀시킬 방침이다.
이에 따라 SK차이나의 한국인력 일부는 현재 국내로 속속 돌아오고 있으며 내년 초까지 대부분의 인력이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SK차이나 인력은 공장 근로자를 제외하고 약 250명이며 이 가운데 한국 본사에서 파견된 인력은 50여명 수준이다.
한편 SK G&G 추진단이 대폭 축소됨에 따라 현재 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유정준 사장은 내년 초 정기인사에서 그룹 내 중요 보직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K㈜ 종합기획실장과 SK에너지 정유부문 사장, SK루브리컨츠 대표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G&G 추진단을 이끌어온 유 사장은 최태원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03년 SK 분식회계 사건과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선에서 진두지휘하며 출자전환을 둘러싼 채권단과의 협상을 무난히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SK G&G 추진단의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은 맞다"며 "하지만 앞으로 추진단이 글로벌성장위원회로 전면 대체될지 아니면 보완재 역할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