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스마트폰 매출액 기준 글로벌 3위에 올라서는 저력을 과시했다.
초콜릿폰 등으로 '휴대폰' 명가로 이름을 날렸던 2000년대 후반의 매출을 회복한 것으로 지난해 선보인 전략스마트폰 'G2'와 'G프로2', L시리즈 등 프리미엄과 중저가 스마트폰이 모두 선전한 덕분이다. 이제는 판매대수에서 삼성전자와 애플과의 격차를 좁혀 진정한 글로벌 3위로 등극하는 일만 남았다는 평가다. LG전자가 지난해 4·4분기 삼성전자(37%)나 애플(7%)를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년동기비 53%의 판매성장률로 1위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어 과거의 영광 재현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지난해 스마트폰 제조사 매출액 집계 결과, LG전자는 110억7,000만 달러로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LG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부문 매출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액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은 4.1%다. 지난 2012년의 경우 애플과 삼성전자 이외에도 HTC, 소니, 블랙베리보다 낮은 매출액을 기록해 매출액 순위 6위에 그쳤다. 1년만에 세 계단 상승하며 넘버3로 등극했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만 해도 스마트폰 매출액이 19억9,000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2011년 49억5,000만 달러, 2012년 73억4,000만 달러로 급상승 중이다. 2012년과 지난해에 국내외 시장에서 선보인 옵티머스G와 G프로, G2 등 최고급 스마트폰을 많이 판매한데 힘입어 호실적을 올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 의미있는 대목은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업체들을 따돌렸다는 것. LG전자는 판매대수 기준으로는 화웨이·레노버 등 일부 중국 업체에 밀렸지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상당한 격차로 이들 업체를 앞질렀다. 화웨이와 레노버, ZTE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39억7,000만 달러와 23억5,000만 달러, 18억1,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매출액 기준 점유율도 각각 1.5%, 0.9%, 0.7%에 그쳤다. 특히 레노버는 최근 인수를 결정한 모토로라와 매출액을 합하더라도 65억 달러에 불과해 LG전자의 6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업체들이 시장규모가 큰 중국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저가형 제품 판매가 많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국업체들의 스마트폰 대당 평균판매가격(ASP)은 45∼79달러로 애플(605달러)과 삼성전자(289달러), LG전자(233달러)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애플과 삼성전자를 제치고 판매성장률 1위를 자치할 만큼 글로벌시장에서 휴대폰 명가로서의 위상을 회복해 나가고 있다"며 "매출액 순위로 세계 3위에 올라서는 것은 시작일뿐 판매대수까지 회복하면 애플과 삼성전자와 함께 휴대폰 시장 3강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애플과 삼성전자는 각각 928억2,000만 달러와 923억6,000만 달러의 매출액으로 1, 2위를 차지했다. 양 사간 매출액 격차는 줄었지만 순위는 지난해와 같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매출액 점유율은 각각 34.2%와 34.1%다. 양사 점유율을 합한 수치는 68.3%로 전체의 3분의 2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