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이라고 회계투명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호주 금융감독원의 규정을 따르며 엄격한 내부 회계관리제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마짐(Marr jim) 패스트퓨처브랜즈 대표(54ㆍ사진)는 오는 21~22일 공모 예탁증권(DRㆍ 해외에서 발행한 원주를 대신해 국내에서 주권을 발행하는 형태) 청약을 앞두고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회계 투명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중국고섬 사태 등으로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외국기업 기피 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상장한 일본기업 SBI모기지는 상장 첫날 가격제한선까지 떨어지며 호된 신고식을 치른 바 있다.
호주교포인 마 대표는 “호주는 지난 2005년 국제회계기준(IFRS) 제도를 도입했고 기업문화 자체가 투명한 회계처리를 지향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존의 외국 기업과는 차별화된 투명성과 신뢰성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패스트퓨처브랜즈는 14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을 거쳐 다음달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현재 희망공모가는 1DR당 1만400원~1만2,400원 수준이다. 최근 국내 증시 침체로 공모 철회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마 대표는 이를 부인했다.
그는 “공모를 위해 2년을 넘게 준비해 왔다”며 “공모가가 터무니 없이 낮게 나오지 않는 한 이번에 상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패스트퓨처브랜즈는 마 대표가 지난 1996년 호주에서 설립한 의류회사이다. 설립 당시 15~25세의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중ㆍ저가의류 ‘밸리걸(Valleygril)’브랜드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또 지난 2002년에는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의 직장 여성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템트(TEMT)’를 선보였다.
마 대표는 “회사 설립 전에 여러 브랜드를 납품 받아 판매하는 매장을 열었고 매장 수가 10개 이상 늘어나면서 브랜드를 론칭했다”며 “호주 시장에서 영세한 자본규모로 손쉽게 사업을 확장시키는 방식이 패스트패션이라는 점에서 이를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패션은 최신 트렌드를 재빨리 반영해 패스트푸드처럼 빠르게 생산, 판매하는 의류제품을 뜻한다. 글로벌 기업인 자라, H&M 등이 대표적 패스트패션 기업이다.
패스트퓨처브랜즈는 최신 트렌드 체크에서 디자인, 생산, 매장 전시까지 7주 만에 끝내는 방식을 도입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창립 이후 15년 동안 연평균 37.1%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27.3%의 매장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현재 호주 6개주에 153개의 직영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마 대표는 “호주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호황을 누린 뒤 2010년에 출구 전략을 단행하면서 경제가 침체됐었다”며 “올해는 다시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어 회사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월 결산법인인 패스트퓨처브랜즈는 지난 2010년(2009년 7월~2010년 6월) 25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지난해(2010년 7월~2011년 6월) 1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2011년 7월~12월) 영업이익은 80억원 수준이다.
마 대표는 “올 하반기에는 매장이 늘어나면서 매출과 수익성 증가가 예상된다”며 “내년부터 실적 회복추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