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여자골프를 울렸던 이름 청야니(23ㆍ대만), 올 시즌 초반 징크스로 한국 선수의 발목을 잡고 있는 준우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대회에서 첫 승을 별렀던 '코리안 시스터스'에게 청야니와 준우승 징크스라는 2대 악재가 겹치고 말았다.
세계랭킹 1위 청야니는 19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GC(파72ㆍ6,613야드)에서 끝난 RR도넬리 파운더스컵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 악천후로 경기가 세 차례나 중단됐지만 공동 선두로 출발한 청야니는 흔들림이 없었다. 지난달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데 이어 4개 대회에서 벌써 2승을 챙겨 지난해 쓸어 담았던 7승을 넘어설 기세다.
공동 1위 청야니, 미야자토 아이(27ㆍ일본)와 함께 챔피언 조에서 3위로 출발했던 최나연(25ㆍSK텔레콤)은 버디 6개를 잡으며 추격전을 펼쳤지만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미야자토와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8번홀(파4)에서 저지른 더블 보기가 치명적이었고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7m 정도의 버디 퍼트가 홀 앞에 멈춰서면서 고개를 숙였다. 연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넣어야 해 지나쳐도 괜찮을 만큼 과감한 퍼트가 필요했지만 최나연의 퍼트는 조금 짧았다. 이날 타수는 청야니와 같은 68타. 최나연은 경기 후 "지금 시점에서 누가 청야니를 막아설 수 있을지 궁금할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고 청야니는 "경기가 지연돼 마지막 몇 개 홀에서는 거리를 제대로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두웠다. 그래서 한 타씩 집중해서 쳤을 뿐"이라고 말했다.
유소연(22ㆍ한화)이 13언더파 4위, 박희영(25ㆍ하나금융그룹)이 11언더파 5위, 서희경(26ㆍ하이트)과 재미동포 제니퍼 송(23ㆍ신한금융그룹)이 10언더파 공동 6위에 오르는 등 상위 9명 중 5명이 한국(계) 선수로 채워져 우승 좌절이 더욱 씁쓸했다. 개막전인 호주여자오픈에서 유소연ㆍ서희경이 공동 2위, 직전 대회인 HSBC 챔피언스에서 최나연과 신지은이 역시 공동 2위에 자리했던 한국 여자골프는 올 시즌 세 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