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토종기업 대 다국적 기업」의 싸움으로 관심을 모았던 고급 아이스크림시장이 불황여파로 얼어붙고 있다.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미국 하겐다즈사는 올들어 고급아이스크림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힘겨루기를 하고 있지만 「비싼 가격」에다 소비위축으로 시장규모가 600억원선으로 지난해(1,000억원대)보다 40%가량 줄었다.
두 회사가 시판하는 「나뚜루」와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의 가격은 개당 2,000원에서 5,000원선으로 상당히 비싼 편이다.
더욱이 이 제품의 주요 판매시장이 할인점이나 일반 구멍가게보다 물건값이 비싼 편의점이어서 경기침체의 한파를 더욱 심하게 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후발업체인 롯데제과의 경우 지난 4월 미국의 다국적 아이스크림업체인 하겐다즈를 겨냥, 「나뚜루」라는 토종제품을 개발해 의욕적으로 제품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이렇다 할 연말 판촉행사를 벌이지 못하고 있다.
냉동고수(1,300여대)나 마케팅기법에서 롯데제과(850여대)보다 앞서 있다고 자부하는 하겐다즈도 현상유지에 급급한 실정이다.
특히 하겐다즈는 편의점시장에서 벗어나 커피전문점이나 치킨점 등에까지 자사냉동고를 설치, 판매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구나 이들 업체는 경쟁업체 제품을 절대 함께 팔지 않는다는 빙과업계 불문율까지 깨가면서 같은 냉동고에 제품을 진열해 팔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편의점의 경우 점주들이 두 개사의 냉동고를 들여놓을 수 없다고 해 어쩔 수 없이 같은 냉동고에서 파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조희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