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뛴다] 기업가 정신 다시 살려 '불황의 미로' 탈출한다

중소·중견기업서 화장품·유통업계까지

지난 6월 재계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주축으로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초 계획했던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신사업 발굴을 통한 일자리 창출,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회복에 노력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생산·소비·수출에 빨간불이 켜지고 메르스 악재까지 겹친 상황에서 기업들이 한국경제의 위기 극복을 위해 나서겠다며 머리를 맞댄 것이다.

기업마다 투자 확대는 물론 내수 활성화를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어려울 때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것이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저서 '기업가 정신'에서 "기업가 정신만이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핵심 요소"라는 언급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유통 및 식음료 등 소비재 기업과 중소기업들은 '기업가 정신'을 다시금 살려 불황의 파고를 넘고 '퀀텀 점프'를 이뤄낸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해외 수출 드라이브,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과감한 투자 등을 앞세워 하반기 도약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주요 유통업체들은 비상경영과 신제품 출시 등을 불황 타계를 위한 방안으로 꼽았다. 신세계와 롯데백화점, 롯데물산 등은 쇼핑 시설의 한계를 넘기 위해 대형복합몰, 아웃렛, 옴니채널 등 소비자 니즈에 맞는 신유통과 신서비스를 선보이는 한편 결제와 배송 등도 업그레이드했다. 홈플러스는 올해를 '변화의 원년'으로 선언,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이라는 업의 본질에 충실하며 탄탄한 신뢰를 구축했다.

식품업계는 신제품 출시로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연간 매출이 1,000억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 확대를 선언했고, 농심은 백산수를 신라면에 이은 제2의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는 각오다. 롯데제과 등은 소비자 눈길을 잡을 신규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스터피자 등 외식기업들은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또 한번의 성장을 노린다.

'K뷰티'의 선봉장인 화장품 업계는 메르스 사태로 주춤했던 실적을 하반기에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은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발판 삼아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중견·중소 기업들도 전열을 가다듬고 재도약에 나섰다. 전선 등 장치 산업이 주력인 재계 15위 LS그룹은 경기 침체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만큼 과감한 투자와 해외 수출 확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위기감은 지난 1월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신년사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구 회장은 "주력 계열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돌아보고 시장을 선도하는 구조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에 따라 LS그룹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만큼 주력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존 사업군과 연관성이 높은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 부가가치가 높으면서도 다른 기업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최근 제지산업 전반의 불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솔제지 역시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토대로 '고품질 고부가가치 지종'에 대한 집중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높여 기존 시장에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새로운 시장으로의 공략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건축자재업체들은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하우시스, KCC, 한화L&C 등 건자재 3인방은 최근 건설 경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너지 절감 기능을 높이거나 친환경 기능이 강화된 건자재를 선보이는 등 각사별 강점을 내세운 사업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세분화하는 한편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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