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있는 여성들 오페라로 만나보세요

'오페라페스티벌' 5월 개막
'살로메' '나비부인' 등 공연

오페라 '나비부인'의 한 장면 /사진제공=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남자를 뒤흔들고 세상을 울린 색깔있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오페라로 찾아온다.

욕망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내던지는 살로메, 사랑을 기다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나비부인' 초초상, 당대의 영웅 삼손을 유혹한 데릴라, 신앙의 힘으로 동정을 지키고 순교한 루갈다, 시대적 강요에 상관없이 진실한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서향까지. 강인한 생명력과 뚜렷한 개성을 가진 이들 여주인공을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서 5월 한달 간 만날 수 있다.

국내 오페라의 저변확대를 위해 기획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오는 5월 2일부터 6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막을 올린다. 공연작 모두 여성이 부각된 올해 페스티벌은 관록 있는 민간 오페라단들의 참여가 눈에 띄며,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작품들과 창작오페라 2편도 포함돼 다양성이 돋보인다.

한국오페라단은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탄생 150주년을 맞아 팜므파탈의 전형을 보여주는 '살로메'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그 배경을 100년 뒤인 2114년의 미래로 옮겨 무대에 올린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작곡가 푸치니의 '나비부인'으로 해군 장교를 사랑한 게이샤의 아름답고 비극적인 인생을 그려낸다. 강화자베세토오페라단은 20세기 유럽의 '오페라 르네상스'의 중심에 있었던 체코 프라하 스테트니 오페라극장과의 자매결연 10주년을 기념하며 작품 '삼손과 데릴라'에 공을 들였다. 프랑스 대표 작곡가인 생상스의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주는 오페라다.

창작오페라의 힘도 관심있게 볼 만하다. 호남오페라단은 한국 근대사의 질곡 속에서 순교자 부부의 사랑과 죽음을 형상화한 '루갈다'를 선보인다. 오페라와 판소리 음악을 접목한 것으로 3년의 기획과 창작기간을 거쳐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국립오페라단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서 초청·초연된 이후 일본, 중국에서 잇따라 공연되며 한국오페라의 해외진출 물꼬를 튼 '천생연분'을 폐막작으로 선보인다. '맹진사댁 경사'를 원작으로 관습적 결혼제도에 맞서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이들 작품은 개막작 '살로메'의 5월 2일 공연을 시작으로 매주 금~일요일 한 편씩 순차적으로 무대에 오른다.

한편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무료' 야외공연이 올해도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진행된다. 5월17일에는 바리톤 김동규가 들려주는 유쾌한 오페라이야기와 오페라 속 아리아가 마련됐고, 같은 달 24일에는 소프라노 오은경,테너 한윤석,메조소프라노 김선정,바리톤 김동섭 등 최고의 성악가들이 출연하는 오페라 아리아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 마련된 '페스티벌석'은 참가 작품의 한정된 좌석을 반값에 구매할 수 있는데, 올해는 회당 80석으로 확대됐지만 빠르게 매진되니 서둘러야 한다. 페스티벌 참가작을 한데 모은 패키지 할인(25~30%)과 가족과 함께 오페라를 즐길 수 있는 가족패키지(20%) 등 할인혜택이 마련됐다.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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