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가 지방대 출신이라지만…

대기업 20곳 작년 신규 채용
KAIST·포스텍도 포함 "현실 반영 못했다" 지적

지난해 국내 대기업들이 새로 뽑은 신입사원 10명 가운데 4명이 지방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지방대학 가운데 KAISTㆍ포스텍 등 이공계 명문대학도 포함돼 있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2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대학 소재별 채용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011년 대졸(전문대 포함) 신입사원 2만5,751명 중 42.3%인 1만885명이 지방대 졸업자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2010년 주요 대기업의 지방대 출신 선발인원 9,639명보다 12.9% 늘어난 수치다. 대기업 신입사원의 지방대 출신 비중은 2009년 39.1%에서 2010년 38.8%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40%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정부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지역인재 신규채용 비중을 30% 이상 수준으로 권고하는 가운데 대기업의 지방대생 채용규모가 이를 크게 웃도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4년제 대학 졸업자도 지방대 출신 채용 증가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대학 출신 채용은 2009년 4,107명에서 2011년 6,301명으로 53.4% 증가한 반면 수도권 대학 출신 채용은 2009년 9,185명에서 2011년 1만2,220명으로 33.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경련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서류전형에서 면접까지 학력 자체를 볼 수 없도록 하는 '열린 채용' 관행이 정착되고 있다"며 "채용과 관련해서는 의무 고용 등 규제보다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사에는 KAIST(대전)와 포스텍(포항) 등도 지방대로 포함돼 실제 지방대생들의 구직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두 대학의 취업자 수는 약 500여명 수준에 불과하지만 대학원 출신의 취업자까지 모두 더할 경우 2,000명을 훌쩍 넘는다.

이에 대해 전경련 측은 "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대학원 졸업자는 대졸 취업자에서 제외한 경우가 적지 않은데다 이들 두 대학의 졸업자 상당수는 일반 기업이 아닌 공공 연구소로 취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감안할 때 전체 지방대 출신 취업자에서 실제 이들 두 학교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조사대상 주요 기업 20곳은 삼성전자ㆍ삼성중공업ㆍ현대차ㆍ기아차ㆍSK텔레콤ㆍSK이노베이션ㆍSK하이닉스ㆍLG전자ㆍLG화학ㆍLG디스플레이ㆍ롯데백화점ㆍ포스코ㆍGS칼텍스ㆍ현대중공업ㆍ대한항공ㆍKTㆍ두산중공업ㆍ두산인프라코어ㆍ한화ㆍSTX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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