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출처조사 등 분위기 악화에 ‘움찔’/홍콩페레그린 소유 「리카싱」 배후지목미도파 경영권 장악을 노리던 신동방그룹측이 대농그룹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진짜 속사정은 무엇일까.
또 이같은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신동방과 성원건설의 공조체제는 이상이 없는 것일까.
증권업계에서는 미도파의 경영권 장악 의도를 공식화한 신동방그룹이 대농그룹과 협상을 벌이는 표면적인 이유는 전경련의 개입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실정이다.
이는 그동안 신동방이 외국자금을 끼고 미도파의 경영권을 노리는 것에 대해 일반적인 여론이 부정적인데다가 전경련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지난 11일을 전후해 양측의 만남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신동방그룹 뒤에는 미도파의 경영권 인수를 지휘한 제3의 인물이 있다는 루머가 신빙성있게 떠돌아 주목을 끌고 있다.
제3의 인물이 신동방을 앞세워 미도파의 경영권을 노렸다가 미도파 주식매입 세력에 대한 증권감독원의 조사가 착수된데 이어 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설까지 나도는등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경영권 장악의도를 포기하고 신동방을 앞세워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신동방의 미도파 주식매입 과정을 소상히 알고 있는 한 소식통은 『신동방그룹 뒤에 누군가가 있다는 이야기를 최근 들었으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배후라는 시중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따라서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제3의 인물은 국내인이 아니라 홍콩페레그린그룹의 실제 소유자인 홍콩재벌 리카싱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국내 기업에 대해 외국인의 적대적 M&A(Mergers & Acquisitions:기업인수합병)를 금지한 국내법때문에 유통업 진출을 노리는 리카싱이 신동방으로 하여금 미도파를 인수케 한뒤 다시 미도파를 우호적 M&A로 인수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동방페레그린증권 관계자 사이에서도 『동방페레그린증권이 신동방과 홍콩페레그린증권의 합작사라는 관계 때문에 그동안 신동방측이 끌려 다닌 것 같다』는 말들이 오고가 이같은 소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성원그룹이 지난 12일 증권예탁원에 보유중인 미도파 주식을 인출하고 미도파의 M&A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도 신동방과 대농그룹의 화해 접촉 시도와 무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원그룹은 1백86만주의 미도파 주식을 고려증권을 통해 1백10여만주, 동방페레그린증권을 통해 70여만주를 인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동방페레그린증권측이 주권인출을 잠시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당초 신동방에 우호적이었던 성원그룹이 대농그룹으로 기울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낳고 있다.
재계의 여론이 악화된데 따른 부담을 느낀 성원그룹이 신동방과 대농그룹의 화해가 이루어질 경우 「낙동강 오리알」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아예 중립을 선언하거나 대농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정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