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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소주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하이트진로·롯데주류와 수도권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지방 소주 업체가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소주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그동안 소주 시장이 워낙 지역색이 강한 탓에 업체간 치열한 다툼이 없었지만 최근 이런 경향이 옅어지면서 소주 업체마다 영토확장의 야욕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소주 시장에 바야흐로 신(新)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하는 모습이다.
'남진(南進)' 정책의 대표 주자는 하이트진로다. 50%의 시장점유율로 '국민 소주'로 불리는 '참이슬'을 앞세운 하이트진로는 '소주=참이슬'이라는 대표성을 부각해 명실공히 소주 시장 내 '패자(覇子)'의 위치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가수 아이유를 모델로 내세워 제품 친밀도 향상도 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주 시장 전략의 핵심은 수성과 공략의 병행"이라며 "참이슬이 지닌 대표성과 제품 다양성을 무기로 호남 등 지방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수성을 위해 수도권 대학가·오피스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가 보유한 참이슬 제품은 참이슬(17.8도)·참이슬클래식(20.1도)·쏘달(16.9도)·참이슬네이처(18도) 등 4종이다.
충북·호남 등 지방 공략에 칼을 빼들기는 롯데주류도 마찬가지다. 롯데주류는 공급량 확대를 위해 현재 내년 완공을 목표로 충북 청주시 청원군 일대 3만3,000㎡(9,982평) 부지에 '처음처럼' 제2공장을 건립 중이다. 투자금액은 900억 원가량.
공장이 완공되면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연간 생산량은 기존 6억 병(2,000만 상자)에서 9억 병(3,000만 상자)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는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 참이슬의 연간 생산량 16억5,000만 병(5,500만 상자)의 절반을 웃도는 수치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2009년 4월부터 부산 지역 유흥 영업을 강화하고 있고, 2011년부터는 경기도 평택을 거점으로 충북시장까지 영업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는 남쪽에서 치고 올라오고, 수도권에서 밀고 내려가는 이중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남진에 무학·보해·대선주조 등 지방 소주 기업들은 '수도권 상륙 작전'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등지 공략을 강화하는 '북진(北進)' 정책인 셈. 부산 지역 강자인 무학은 '좋은데이'를 앞세워 강남·홍대·신촌·건대 등 주요 번화가를 공략 중이다. 특히 '순한 소주'를 모토로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탤런트 박수진을 모델로 활용해 이달 중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다.
무학 관계자는 "수도권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는 입점이 끝난 상태로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현장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순한 소주 이미지를 알리는 동시에 책임실명제 등으로 품질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해·대선주조도 수도권 시장 연착륙을 호언장담한다. 보해의 경우 '아홉시반'으로는 수도권을, '잎새주'로는 호남 지역 영업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 10월 수도권 영업 강화를 위해 담당 도매팀을 신설했다. 또 호남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 새로운 잎새주 모델을 선정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알코올 도수 18도의 소주 '시원블루'를 출시하고 부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선주조도 최근 시원블루를 처음으로 서울지역 일부 음식점들에 공급하면서 소비자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