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자산관리 3문 3답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시장이 새해 초부터 오르내리면서 자산 관리자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을 돌아보게 된다. 러시아의 3대 문호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단편에서 세 가지 물음을 던졌다.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여기서는 100세 시대 자산관리에 핵심적인 세 가지 물음을 던져본다.

첫째, 여러분은 어떤 자산을 가지고 있는가. 흔히 좋은 자산이란 추세를 따르고 있는 자산, 우량자산, 그리고 분산된 자산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추세를 따르고 있는 자산을 예로 들면 고령화에 따른 헬스케어와 바이오, 신흥국 중산층 성장에 따른 소비재 기업, 모바일 관련 기업들이 있다. 우량자산이란 경쟁력 있는 기업 가운데 꾸준한 수익을 바탕으로 위기를 맞아도 회복 탄력성이 좋은 기업이다. 분산된 자산은 자산의 종류를 주식·채권·부동산 등으로 나눌 뿐 아니라 이들 각 자산이 글로벌로도 다시 한 번 분산돼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인적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만일의 위험이 닥치더라도 자산은 보전될 수 있는가.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은 인적자산을 훼손하고 모아놓았던 금융자산도 사용하게 만든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예기치 못한 경제적 충격도 금융자산을 해친다. 사람은 언제 다칠지도 언제 죽을지도 모르며 금융위기가 언제 올지도 모른다. 적정한 수준의 보험으로 위험을 대비하고 수익보다는 리스크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셋째, 적립과 인출의 통합적 관점에서 자산이 배분돼 있는가. 과거 수명이 짧았던 시대에는 자식을 교육하고 결혼시키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고 노후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돈만 모아두면 됐다. 은퇴 후의 기간이 짧기 때문에 설령 차질이 생겨도 큰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는 지동설을 주창한 코페르니쿠스와 마찬가지로 관점의 대대적 전환이 필요하다. 먼저 은퇴 후 몇 년 동안 얼마의 자산이 필요한지 먼저 계산하고 이에 근거해 어떻게 자산을 축적할 것인가를 계획해야 한다. 인출의 관점에서 통합적인 재무계획을 짜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100살로 세상을 떠난 '현대 바둑의 창시자' 우칭위안은 '묘수 세 번이면 반드시 패한다'고 말했다. 묘수를 한 번만 잘 내도 이기는데 묘수를 무려 세 번이나 내는데도 바둑에서 진다고 했을까. 아마 어떻게 묘수를 낼까에만 골몰하다 보면 탄탄한 포석과 조화로운 행마라는 바둑의 원칙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지적일 것이다. 자산관리도 수익이 두 배, 세 배 나는 묘수를 찾아다닐 것이 아니라 원칙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이 비결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세 가지 질문에 나의 자산은 어떻게 돼 있는지 한 번 대답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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