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팬택 면전에 휴대폰 직영 매장인 '삼성 모바일'샵을 오픈한다. 업계에서는 경쟁사 본사 바로 옆에 직영 매장을 낸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에 새로 건립된 중소기업 글로벌 지원센터 1층에 휴대폰 직영 매장인 삼성 모바일(사진)을 19일 개장한다. 이 매장은 450㎡(136평) 규모로 갤럭시S3를 비롯한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각종 악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삼성 모바일은 제품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체험형 매장으로 전국 60여 곳에 위치해 있다.
이 매장이 눈길을 끄는 것은 불과 1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팬택 본사 사옥이 위치해 있다는 점. 인근 유동 인구 대부분이 팬택 임직원이고 피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는 두 회사 관계를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선택이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팬택 코 앞에 직영 매장을 낸 배경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삼성 측에서도 굳이 설명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중소기업중앙회가 건물을 지을 때 삼성전자가 참여한 인연이 단초가 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지원센터 건립에 삼성전자가 250억원의 지원금을 낸 것. 게다가 삼성 계열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건물 시공까지 맡았다. 금융자금을 지원했던 기업은행도 2층에 입주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매장 임대를 추진하면서 삼성전자의 입주를 요청했다"며 "팬택 본사가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은 임대하는 입장에서 고려할 대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팬택은 글로벌지원센터 1층에 삼성 모바일이 입점하는 것을 확인한 후 자사 매장을 내는 것도 검토했지만 수지타산 등이 맞지 않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현재 유통 자회사인'라츠'매장에서 휴대폰과 악세서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한편 중소기업 글로벌 지원센터는 연면적 6만1,779㎡에 지상 20층, 지하 6층 규모로 지난달 준공됐다. 기술력은 있지만 첨단시설에 입주하기 어려운 디지털미디어, IT, 저탄소 녹색성장산업 등 첨단 벤처기업들에게 연구개발(R&D)시설 등이 저렴한 가격에 지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