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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8일 대선 유세 이틀째를 맞아 충청과 수도권 등 중원 공략에 나섰다. 박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몸담은 노무현 정부의 실정을 꼬집고 자신은 민생에 집중하겠다고 설파했다.
마침 이날 문 후보 역시 충청을 방문해 두 후보는 2시간여의 시차를 두고 충청의 세 지역을 똑같이 찾아 열전을 벌였다. 한편 대선 초반부터 박ㆍ문 후보가 자신을 알리기보다 상대방 비난에 집중하면서 정치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박 후보는 전날 전북 전주시를 마지막으로 첫날 유세를 끝내고 세종시의 빈 아파트에서 잠을 청했다. 좀처럼 숙박을 하지 않는 박 후보인 터라 세종시에 올라와 하룻밤 묵은 것조차 정치적인 의미가 부여됐다.
박 후보는 이날 홍성ㆍ예산ㆍ서산ㆍ태안ㆍ당진ㆍ온양ㆍ천안 등 충남과 경기 평택ㆍ오산ㆍ수원 등 경기 남부지역을 촘촘하게 훑었다. 충남 표심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지난 4월 총선과 비슷한 동선이다.
박 후보는 충남 홍성군 오관리 하상복개주차장 앞 유세에서 "제가 어제 세종시에서 잤다. 사연 많았던 세종시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또다시 민생과 상관없는 이념에 빠져 나라를 두 쪽으로 만들고 갈등과 분열만 증폭시키지 않겠는가"라면서 강력히 성토했다.
박 후보는 이어 "(민주당은) 과거 자신들이 나라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서 추진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폐기하거나 중단시키겠다고 한다. 천안함 폭침 문제도 믿을 수 없다며 재조사해야 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문 후보와 그 세력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한다면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고아가 되고 말 것이며 그 막대한 피해는 누가 책임지겠는가"라고 물었다.
박 후보의 전통적인 지지자가 많은 재래시장에서는 과거를 회상하던 주민들의 열렬한 환호가 잇따랐다. 홍성과 예산에서는 박 후보 지지자가 고(故) 육영수 여사의 사진을 선물하거나 예전 박 후보의 가족사진을 들고 와 사인을 받았다. 예산의 역전시장에서는 한 남성이 '누님'이라며 무릎 꿇고 큰절을 하는 진풍경도 등장했다.
그러나 박 후보에게 충청은 안전지대가 아니다. 2010~2011년 '세종시 정국'과 4월 총선을 거치며 우위를 유지했으나 최근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충청권 지지율은 격차가 1% 이내까지 줄어들며 추월 우려까지 나온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박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설 뿐이어서 조심스럽다"면서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합류로 다음주 정도면 충청 여론이 잡힐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