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이제 「제2의 노동력」이다.개인은 물론이고 기업이든, 정부든 컴퓨터가 없다면 모두 일손을 놓아야 할 만큼 컴퓨터는 인간의 노동력을 급속히 대체해가고 있다.
「노동만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설」은 컴퓨터와 정보통신의 출현으로 이제 폐기되어야 할 이론이다. 인간의 노동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일부 요소에 지나지 않게 돼 버렸다.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밀레니엄 버그(Y2K)가 이를 증명한다. 2000년이 되면 컴퓨터는 연도 하나 쓸 줄 모르는 깡통이 된다.
이를 해결하는데 세계적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또 해결하지 못하는 기업은 더 이상 장사하기가 힘들어진다. 은행 예금이 통째로 날라 갈 수도 있고 방사능이 누출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말 큰 일이다.
그러나 Y2K가 인류를 위협하는 것은 어느날 갑자기 미사일이 발사되거나 비행기가 추락하는 따위의 대형사고 때문만은 아니다. 이는 가설에 지나지 않고 정말 그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믿는 전문가는 극히 드물다.
그보다 Y2K가 인류에게 미치는 큰 타격은 이미 인간의 노동력을 상당히 대체하고 있는 새로운 노동력의 상실이다. 다시말해 Y2K는 인간의 노동력 못지 않게 새로운 노동력이 된 컴퓨터의 총파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인류는 그 어떤 수단으로도 이를 대체할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Y2K 때문에 세계적으로 수십조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어느 나라, 어느 기업이고 컴퓨터를 없애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컴퓨터는 이미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노동력이 됐다. 그리고 기업은 컴퓨터 없이 단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는 세상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