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가 달러당 100엔선마저 위협하며 슬금슬금 오르는 가운데 엔ㆍ달러 환율이 올해 말 89엔대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아베노믹스'의 엔저 효과가 벽에 부딪치면서 일본증시는 또다시 급락장세를 보였다.
미국 CNBC는 2일(현지시간) 미 금융서비스 업체인 화이트크레인그룹의 클리포드 베넷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올해 말 엔ㆍ달러 환율이 89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달러당 100엔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엔화가치가 앞으로 11%가량 오른다는 전망이다.
엔ㆍ달러 환율은 지난달 22일 103.73엔까지 상승한 뒤 하락, 3일 도쿄외환시장에서는 100.30엔까지 떨어지며 사흘 연속 100엔대에 머물렀다.
베넷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가치가 낮아지고 일본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는데다 투자자들이 엔화 매도 포지션을 축소하고 있어 일본 정부의 엔저 유도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강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투기세력이 과매수한 달러ㆍ엔 물량을 청산할 여지가 크다"며 "강한 랠리를 보여온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89엔까지 되돌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엔화가치는 자민당이 무제한 양적완화 방침을 공표한 지난해 11월 중순 이래 달러화 대비 25%나 떨어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엔화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지난달 22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이래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달러 대비 가치가 3% 이상 오른 상태다.
엔화가치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일본증시의 투자심리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512.72엔(3.72%) 하락한 1만3,261.82엔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전고점인 지난달 22일의 1만5,627.26보다 15% 이상 폭락한 수치다.
이날 기자회견을 한 아베 신조 총리는 지속되는 증시불안에 대해 "일본은행이 시장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점차 안정될 것"이라며 "정책이 확실하게 열매를 맺고 있으므로 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