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품목 실험… 8억서 최고 1천2백억/확률은 20∼28%뿐… 위궤양 치료제 성공땐 매출 2조제약업체들이 앞다퉈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신약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신약은 개발에 성공할 경우 단일품목만으로 수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황금알이다.
증권시장에서는 신약개발에 착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해당회사의 주가가 폭등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국내 제약회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가운데 현재 임상실험 단계에 있는 주요품목은 10여개. 그렇다면 이들 모두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22일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신약의 현재가치는 최하 8억원에서 1천2백억원까지 다양했으며 개발에 성공했을 경우 2조원의 매출에 6천억원의 이익을 올릴 수 있는 품목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발성공확률은 20∼28%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조합에 따르면 국내 개발하고 있는 신약 중 현재가치가 가장 높은 것은 유한양행의 위궤양치료제 「YH1885」. 현재가치만도 1천2백18억원에 달하며 신약으로 성공할 경우 예상매출액은 무려 2조원이고 6천억원의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제품의 임상 성공확률은 28%. 유한양행측은 오는 2002년 상품화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그 다음 현재가치가 높은 신약개발 품목은 중외제약이 동물실험에 들어간 전임상단계의 「NP77A」(B형 간염치료제)로 6백9억원이었다. 이 제품이 신약으로 성공했을 경우 매출액은 1조5천억원에 달해 이익만도 3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제품의 임상성공 확률은 20%로 예상됐으며 중외제약은 이를 2000∼2001년 사이에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3위는 현재가치로 86억원의 평가를 받은 유한양행의 간장질환 치료제인 「YH439」로 오는 99년 하반기 상품화할 경우 약 1천억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4위는 동화약품의 퀴놀론계 항균제인 「DW116」과 중외제약의 퀴놀론계 항생제인 「Q35」로 각각 현재가치가 61억원으로 평가됐으며 개발에 성공했을 때 매출규모는 6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현재가치가 가장 낮은 것은 동아제약이 2000년경 상품화를 목표로 개발중인 카바넘계 항생제 「DA1211」로 나타났다.
현재가치는 8억원에 불과, 개발에 성공해 상품화되더라도 매출액은 1백20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은 어디까지나 상품화될 것을 가정해 추측한 수치일 뿐이다.
통상 신약개발은 착수해 완제품이 나오기까지의 성공확률이 4천분의 1에 불과하다. 비록 임상단계에 들어갔다고 해도 「돌산서 금맥찾기」처럼 성공확률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는 이런 추정이 회사이익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란 섣부르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신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