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방자치가 실시되고 최근에 IMF위기를 겪으면서 한사람, 두사람 보건소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보건소에 대한 인식 또한 크게 달라지고 있다. 민간병원을 능가하는 시설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의료진, 친절한 서비스 등으로 주민들의 이용이 늘어나자 이제는 오히려 개인 병원에서 불만을 터뜨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건소 때문에 병원운영에 차질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어떤 면에서 보건소나 민간의료기관은 모두가 전문화한 의료영역에서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의술이 아닌 인술을 펼쳐야 하며, 또 사회적 기능면에서 상호보완관계에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보건소 기능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만은 사실이다.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치매환자관리, 체력측정, 당뇨환자관리, 골다공증검사에다 이동진료, 만성질환자 재택(在宅)간호사업, 질병예방교육 등까지 보건소에서 수행한다. 그러나 그 사업내용을 면밀히 들여다 보면 건강진단을 통해 조기에 질환을 발견해 주거나 질병예방을 위한 사업이 대부분이다. 즉 보건소도 일부는 진료를 겸하지만 대부분의 치료사업은 민간 병·의원에서 하기 때문에 의료서비스 제공측면에서 두 기관은 상호보완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노령화 사회가 되면서 건강에 대한 수요는 여러 면에서 엄청나게 늘어나고, 보건소는 인력·시설 등에서 도저히 이러한 의료수요를 감당키 어려울 것으로 본다. 때문에 보건소와 병원이 연대하여 주민건강의 예방과 진료에 합심하여 대응하고 또한 새로운 의료수요에 협력과 분담을 적절히 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또 이럴 때 만이 공공이나 민간의 의료기관에서 의술이 아닌 인술이 시행되고 이로인해 사회전체가 건강해 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보건소를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은 주민을 위하여 존재하는 곳이다. 주민에게 더 가까운 의료기관으로서 전문화하고 차별화한 의료영역에서 주민의 의료수요에 적절히 부응할 때 의료기관으로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민간의 병·의원도 보건소와 같이 주민을 위한 의료서비스 제공에 많은 참여를 해주는 것이 모든 지방자치 단체장들의 바램이다.
<진영호 성북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