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올림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올림픽의 '메달밭'이자 가장 원초적인 종목인 육상이 3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런던 올림픽경기장에서 펼쳐진다. 런던올림픽 육상에는 정식 종목 중 가장 많은 총 4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각국의 종합순위 경쟁도 육상이 시작되는 3일부터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볼트 4관왕 문제없나="100m에서 금메달을 따면 해리 왕세손을 초대해 파티를 열겠다." 남자 100ㆍ200m 세계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26ㆍ자메이카)는 벌써부터 금메달 후의 뒤풀이를 생각하고 있다. 여름마다 런던 교외에서 휴가를 보내는가 하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열성 팬으로 런던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 유독 애착을 갖고 있다. 영국의 해리 왕세손도 3월 자메이카를 방문해 100m 대결을 벌일 정도로 볼트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자신의 말 이름을 '우사인 콜트'로 지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친영(親英)파' 볼트는 런던올림픽이 마냥 즐거운 눈치지만 목표대로 4관왕(100m, 200m, 400m 계주, 1,600m 계주)을 달성할지는 미지수다. 부상 의혹이 끊이지 않은데다 당장 100mㆍ200m에서 팀 동료 요한 블레이크(23)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블레이크는 자메이카 대표 선발전 100mㆍ200m에서 차례로 볼트를 꺾었다. 지난해 대구 세계선수권에서 당한 부정출발 실격의 굴욕을 씻기 위해서는 당시 금메달리스트인 블레이크를 반드시 넘어서야 한다. 다행히 최근의 부정출발 규정 완화(경고 2회 받아야 실격)는 스타트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볼트에게 기쁜 소식이다. 9초58의 세계기록을 갖고 있는 볼트는 올 시즌 9초76이 가장 빠른 기록이며 블레이크는 9초85가 가장 좋은 기록이다.
자메이카 잔치가 된 남자 단거리에서 저스틴 게이틀린(9초80)을 앞세운 미국이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남자 100m 결선은 6일 오전5시50분에 출발 총성을 울린다. 또 절단 장애 육상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서는 '의족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의 메달 획득 여부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그는 남자 400m와 1,600m 계주에 출전한다.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는 장대높이뛰기 3연패에 도전한다.
◇육상 불모 한국, 경보만 믿는다=한국이 역대 올림픽 육상에서 따낸 메달은 단 2개다. 전부 남자 마라톤(1992 황영조 금, 1996 이봉주 은메달)에서 나왔다. 런던올림픽은 마라톤 외 종목에서 사상 첫 메달 소식을 기대할 만한 대회다. 바로 경보에서다. 최고 기대주는 남자 20㎞의 김현섭(27ㆍ삼성전자). 그는 지난해 대구세계선수권에서 6위에 올라 세계 수준에 근접한 기량을 확인했다. 또 50㎞의 박칠성(30ㆍ삼성전자)도 당일 컨디션에 따라 메달권 진입을 노려볼 만하다. 20㎞ 경기는 5일 오전1시, 50㎞ 경기는 11일 오후5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