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엄마가 행복한 서울'을 만들어 서울을 새롭게 변화시키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심정적으로 저를 지원하고 있다고 유추합니다."
김황식(65·사진)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6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전, 양육·보육·교육, 주거, 복지, 교통 문제를 엄마의 눈높이에서 해결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예비후보는 '세월호 참사' 이후 화두로 등장한 안전 문제는 물론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와 강남북 균형발전 등 세부 공약을 찬찬히 설명한 뒤 "미래 비전을 갖고 긴 안목으로 서울시를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 "부도덕한 기업인의 탐욕과 이것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 무책임한 감독기관, 초동대처 실패 등이 어우러져 일어난 사고"라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과 관련해서는 "현재 당내 주류라고 하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자진해서 돕고 있는 것을 보면 박 대통령이 심정적으로 저를 지원하고 있는 것 아닌가 유추한다"며 "그런 점에서 저도 '친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 예비후보 캠프에는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등 친박주류들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힘을 보탤 수 있는 후보"라며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과거 대법관·감사원장·국무총리에 임명될 때마다 받았던 인사청문회를 통해 도덕성과 능력을 검증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박원순 서울시장 측에서 볼 때 가장 두려운 본선 상대는 김황식이 될 것"이라며 '역전 굿바이 히트'를 장담했다. 당내 경쟁상대인 정몽준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막내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과 주식백지신탁 문제 등 '폭탄'을 안고 있다"며 "정 예비후보는 '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도 이미 '재벌 대 서민' 구도가 짜여져 박 시장이 훨씬 상대하기 쉬운 후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정 예비후보 아들의 발언은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며 "재벌과 서민 구도를 명확히 하게 되는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지신탁문제에 대해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06년 서울시장 당선 이후 현대중공업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정 예비후보가 본선에 올라가도 문제가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백지신탁위원회의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든 간에 야당과 시민사회에서 집중 공세를 퍼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현대중공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 예비후보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 지분 10.15%(771만 7,769만주, 시가총액은 약 1조7,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정 예비후보는 현대중공업 주식이 백지신탁 대상이 된다면 '법에 따르겠다'고 했는데 바로 처분할 것인지 아니면 그 결정에 불복해서 쟁송 절차를 밟을 것인지 밝혀야 한다"며 "만일 쟁송 절차를 취한다면 사회적·정치적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주식을 처분하려 해도 외국자본이 공격적 인수합병(M&A)에 나설 경우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의 첨단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전남 장성이 고향인 김 예비후보는 대법관·감사원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 후반기 2년 5개월간 총리로 일하면서 대체로 절제된 화법을 사용했다. 그런 그가 지난 3월 출사표를 던진 후에는 센 발언을 마다하지 않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같은 당 후보들끼리 눈살 찌푸리게 하는 네거티브가 있어서는 안 되지만 검증은 꼭 필요하다"며 오는 12일 경선 전까지 강도 높은 검증공방을 예고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상대 후보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병역면제의 경우 "인사청문회에서 이미 해명됐다"고 반박했고 총리 재임 시절 안전문제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안전한 서울을 만들 경륜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 예비후보는 박 시장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김 예비후보는 "야당 소속의 박 시장이 중앙정부와 대립하거나 뉴타운 출구전략을 추진하면서 갈등을 조장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박 시장이 시민운동가의 연장선상에서 자기의 이념이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끼리끼리 행정'을 해왔다"며 "박 시장과 달리 '하나되는 서울'을 만드는 시장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박 시장의 현장 중시, 시민 소통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좋은 정책은 계승·발전시키고 부분적으로 조정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