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목소리에 귀기울인 삼성 사장단

김호기 연세대 교수 초청… 복지·성장관련 의견 나눠


삼성그룹 사장단이 19일 강남좌파의 대표적 지식인으로 꼽히는 김호기(사진)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를 사장단 회의 강사로 초청해 강의를 듣고 복지와 성장 등에 대한 서로의 견해를 나눴다.

이날 삼성 사장단이 진보성향의 김 교수를 강연에 초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교수는 지난 4ㆍ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을 지냈으며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국민통합분과 사회언론위원도 맡았다.

이날 강연에서 김 교수는 '2040 세대와 선거'를 주제로 평소 자신의 생각을 펼쳐 보였고 삼성 사장들은 복지문제에 대한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을 어떻게 사회에 알려야 하는지를 김 교수에게 물었다고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 사회에 약자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사회의) 과제가 된 상황에서 복지국가는 재정을 필요로 하고 이는 다시 조세정책을 요구해 결국에는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보수이든 진보이든 현실적으로 사회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경제 지속 가능성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선거는 시대정신이 표출되는 정치적인 행사로 우리 사회는 과거 열광과 환멸의 사이클을 반복했다"며 "새로 등장하는 세력에 대해 열광하다가 (사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환멸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결국 사회의 문제를 어느 한쪽의 주장대로 해결할 수 없고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삼성 사장들은 "기업이 복지와 상생과 같은 사회적인 요구에 눈감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사회가 기업의 이 같은 노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듯한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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