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유 메이저인 로열더치셸이 북해산브렌트유 구매자들에게 품질별로 매겨지는 등급에 따라 '프리미엄'을 추가로 부과한다고 11일(현지시간) 외신들이 전했다. 원유생산 감소로 유가 기준의 지위가 위협받는 북해산 원유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유가인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영국 석유회사인 로열더치셸은 새로운 계약 조항에 따라 원유를 4개 등급으로 나누기로 했으며 상위 3개 등급의 원유를 구매할 경우 추가로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11일부터 유효하며 오는 5월 선적분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셸 측은 전했다.
셸의 조너선 프렌치 대변인은 e메일로 발표한 성명에서 "새로운 등급체계가 결국 (원유의) 높은 유동성과 더 바람직한 가격결정에 공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다른 석유 메이저인 BP 대변인도 "이러한 변화가 전세계 원유 가격의 기준으로 브렌트유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셸의 이 같은 조치는 북해산 원유의 생산감소와 유전중단 위험에 따른 자구책의 성격을 가진다. 한 석유업계 종사자는 "석유 메이저들은 북해원유시장의 기본적 가치를 반영하는 기준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그 동안 북해산 원유가 한 가지 품질등급으로만 제공되면서 브렌트유 기준가격이 왜곡될 수 있으며 가격조작에도 취약하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트레이더들이 이번 개정안으로 원유 등급에 따라 다른 가격을 매기는 것이 허락됨으로써 모든 등급의 원유를 다루는 메이저들이 이 계약을 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해산 원유의 가격을 매일 고시하는 석유전문지 플래츠 측은 "산업 전반에서 좀 더 폭넓게 논의될 때까지 이 계약조건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