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홈플러스 판다

영남권 점포, 농심 메가마트·中업체와 매각 협상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영남권 일부 점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농심그룹 계열사 메가마트와 중국 최대 유통기업 화룬완자를 상대로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간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실무 차원의 협상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메가마트는 부산·경남에 기반을 둔 중견 유통업체로 13개의 대형마트를 운영 중이고 중국 국영기업 화룬그룹의 자회사인 화룬완자는 중국 본토에만 3,000여개의 매장을 뒀다.

홈플러스의 매각 작업은 지난 10월 영국 테스코 본사의 신임 사령탑으로 취임한 데이브 루이스 회장의 지시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스 회장은 취임 직후 한국을 극비리에 방문해 홈플러스 점포를 둘러보고 현황을 보고받았다.홈플러스는 현재 메가마트와 삼천포점·밀양점·칠곡점·장림점·감만점 등 영남 지역 5~6개 점포를 놓고 협상 중이다. 이들 점포는 전국 140개 홈플러스 점포 중 상대적으로 매출이 부진한 곳이다.

홈플러스는 실적이 저조한 점포를 조기에 매각해 자산을 확보할 수 있고 메가마트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영남권에서 한층 주도권을 다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별도로 홈플러스는 최근 진행한 임직원 워크숍에 화룬완자 임원을 초청하는 등 실탄이 넉넉한 중국 기업과도 협상 통로를 열어놓고 있다.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은 올 하반기 들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테스코는 3개 홈플러스그룹 내 계열사인 홈플러스·홈플러스테스코(옛 홈에버)·홈플러스베이커리를 일괄 매각하는 방안을 최우선 검토했다. 하지만 전체 몸값이 최소 5조원에서 최대 7조원으로 평가되자 계열사별 매각으로 방침을 바꿨다. 계열사별 매각에는 삼성물산·현대백화점그룹·신세계그룹과 초기 단계의 물밑 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테스코는 개별 점포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잇따른 실적부진과 분식회계 파문으로 테스코 본사의 자금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자 점포별 매각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꺼냈다는 관측이다. 현재 홈플러스 매각에는 부산에 기반을 둔 메가마트 외에도 탑마트(대구)와 빅마트(광주)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