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조각문제를 둘러싸고 또 다시 정치적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미하일 자도르노프 제1부총리는 지난 28일 재무장관 직무대행에서 러시아의 경제를 책임지는 제1부총리에 임명된 지 3일만에 타의에 의해 제1부총리직을 그만두게 됐으며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이미 자신을 경질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후임으로 임명된 세르게이 스테파신 총리의 각료구성에 차질이 발생한 것은 물론 후임 제1부총리 임명을 둘러싸고 스테파신총리와 크렘린내 갈등이 표면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자도르노프 제1부총리의 해임은 특히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세르게이 스테파신 총리가 각료 임명을 놓고 심각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단적으로 나타낸다. 자도르노프 제1부총리는 옐친의 측근이자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전(前)독립국가 연합(CIS) 사무총장계 인물인 니콜라이 악쇼넨코 수석 제1부총리에 맞설수 있도록 스테파신 총리가 천거한 인물이다.
현지 언론들은 이와관련, 자도르노프 제1부총리의 해임은 세르게이 스테파신 총리의 입지를 약화시키기 위한 옐친 대통령의 조치로, 스테파신 총리의 조기교체도 예견된다고 보도했다.
사실 스테파신 총리는 각료구성에서부터 정권내 심각한 반발에 봉착, 어려움을 겪고있다. 스테파신 총리는 지난 25일 자도르노프가 제1부총리로서 거시경제 정책을 수행하면서 실질적인 세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재무장관을 겸직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그의 이같은 발언은 크렘린에 의해 즉각 부인됐다. 크렘린과 악쇼넨코 제1부총리가 득세하고 있는 정부는 대신 미하일 카시야노프 재무 1차관이 재무장관에 임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옐친 대통령은 또 국가관세위원장에 스테파신이 천거한 인물 대신 역시 베레조프스키계로 분류되는 미하일 바닌을 임명했으며, 2,500억루블(약 1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연금재단 이사장에 자신의 가족과 친한 미하일 주라보프를 지명했다./이용택 기자 YT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