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석의 '사진의 결정적인 순간'] 인류가 촬영한 최초의 사진과 최초의 모델은?

사진=1839년 촬영된 인류최초의 사진 <파리 성당의 큰거리>

대표적인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Facebook)에는 분당 20만장의 사진이 업로드 되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인류가 찍어왔던 사진들을 모두 뽑아 퍼즐로 맞춘다면, 지구 전체를 빈틈없이 채워 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우리는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올리고 공유 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사진이 발명된 지는 170여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인류의 가장 친숙한 기록매체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과연 처음 촬영된 사진은 어떤 것이였으며, 누가 처음으로 사진에 나왔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류 최초로 사진에 찍힌 사람은 익명의 프랑스인이다. 1839년 화가였던 다게르는 요오드와 수은을 섞은 감광판을 이용해 은판 사진술 ‘다게레오타입’을 만들었다. 다게르는 카메라를 들고 파리성당에 올라 역사적인 인류의 첫사진을 찍는다. 오늘날, ‘찰칵’하면 찍히는 사진과 달리, 한 장을 찍는데 무려 20분이 넘게 걸렸다. 1839년 8월 19일 <파리 성당의 큰거리>라는 제목으로 이날 찍었던 사진을 발표하였고, 프랑스 아카데미는 이 사진을 인류 최초의 사진으로 인정했다. 그는 다게레오타입 저작권을 연금을 받는 조건으로 프랑스 정부에 넘긴다.

풍경사진과 같은 <파리 성당의 큰거리>사진에 인류 최초의 모델도 등장한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가로수길 끝에 구두를 닦기 위해 발을 올리고 있는 남자가 보인다. 바로 그가 인류 최초의 사진 모델이다. 그가 누군지 밝혀진 적도 없고, 본인도 죽을 때까지 몰랐겠지만, 사실 그가 촬영된 것은 마냥 우연만은 아니다. 당시 파리 대로에 그 혼자 있었을리도 만무하다.

유독 그 혼자 사진에 찍힌 이유는 사진의 노출시간에 있다. 앞서 밝혔듯이 사진 한 장의 촬영시간은 20분이 넘었다. 다시 말해, 20분이 넘도록 가만히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사진에 찍히는 것이고, 움직이는 대상들은 사진에 기록되지 않는 것이다. 구두를 몇분 동안 닦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파리의 신사는 꽤 오랜시간 동안 자리에 가만히 있었고, 건물들과 함께 인류의 최초의 사진에 기록되는 영광을 누렸다.

아마 오늘날 같았으면, 그도 이사진을 “내가 일등이야”라는 제목을 달고 페이스북에 올리고, ’페친’들의 ‘좋아요’세례를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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