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업계 “외풍에 속수무책”/업체들 경영난 심화속 위기감 증폭소주시장이 내년부터 전면 개방되면서 일본을 비롯한 외국업체는 물론 해외교포들의 진출이 예상되고 있다.
11일 소주업계에 따르면 1조원 규모인 국내 소주시장에 내년 1월부터 외국자본참여가 가능해지면서 그동안 시장진출을 모색해온 일본 등 외국업체들과 미국 등지에 있는 교포들의 본격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시장은 올들어 지난 10월말현재 전년동기대비 약 4.5%의 성장을 기록하는 등 맥주와 위스키 등에 비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외국기업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현재 미국의 알렉산더디스틸링사가 「님바스」를, 누팩인터내셔널사는 「야타이」 등의 소주류 제품을 판매하며 국내 시장에 대한 탐색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태서 최근 부산의 대선주조가 부도를 내는 등 지방사들의 경영난이 상당히 심각하고 일부 업체들은 매각의사를 갖고 있어 외국사들은 이들 기업을 인수하는 형식으로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소주소비국인 일본의 다카라와 교화, 교도 및 메르시안 등 주요업체들 중 일부는 해외시장 확대와 원료인 주정확보가 상대적으로 원활한 한국시장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적극 진출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소주시장은 유럽연합(EU) 등의 압력으로 지난 10월부터 위스키세율은 내리고 소주세율은 올려 소주판매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 자국으로 반입하는 것은 물론 별도의 증류주를 제조, 중국과 러시아 및 유럽쪽으로의 진출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기업들과 함께 특히 미국쪽 교포사업가들의 참여가 예상되는데 실제 전남지역에서 소주사업을 벌였던 삼학주조 관계자들이 미국에서 사업활동을 벌이면서 국내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온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진로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지방업체들의 경영난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인 주식취득 제한도 대폭 완화돼 미국 교포나 일본 등 외국업체들이 기업을 인수하기는 상당히 손쉽다』며 『외국사들의 진출은 국내업체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남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