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최대 '정치 이벤트'인 지방선거가 마무리됐지만 여야 정치권은 또 다른 정국 분수령을 맞이하게 된다. 지방선거 직후 실시되는 7·30재보궐선거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7·30재보선 지역으로 확정된 선거구는 총 12곳이다. 현역 의원 10명이 6·4지방선거에 광역단체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재보선 실시 지역도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지난 1월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이재영(경기 평택을) 전 새누리당 의원, 신장용(경기 수원을)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역구도 재보선 실시 지역에 포함된다. 지난해 4·24재보선(3곳), 10·30재보선(2곳)에 비해 월등히 큰 규모다. 역대 재보선과 비교해도 이번 선거는 '매머드급'이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기에 현역 의원이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4곳의 선거구가 포함될 경우 최대 16개 지역에서 재보선이 치러지게 된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에 6곳(서울 1, 경기 5)이 몰려 있다. 특히 경기 수원에서는 4개 지역구 중 3곳에서 재보선이 열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게 된다. 이 밖에 충청·영남·호남 지역에서는 각각 2곳의 선거구에서 재보선이 실시된다.
정치권은 재보선 실시 지역이 격전지로 꼽히는 수도권·충청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149석을 점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재보선에서 2석 이상을 더하지 못할 경우 원내 과반의석(300석 기준 151석)이 무너지게 된다. 여기에 부인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유승우 의원이 조만간 출당 조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3석은 건져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재보선 실시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은 부산·울산 등 2곳 정도에 불과하다.
이처럼 선거규모가 커지고 정치적인 의미가 부여되면서 '원외'에서 대기 중인 거물급 정치인의 출마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동작을에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김문수 경기지사,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맞서 새정치연합에서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 김효석 최고위원, 정동영 고문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핵심 실세 인사로 꼽혔던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은 이미 지난 2일 경기 평택을 지역에 새누리당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 지역에서만 3선 의원을 지낸 정장선 전 민주당 의원도 출마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손학규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천정배 전 법무장관 등도 여야의 경합이 치열한 경기 지역에 '필승 카드'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