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 긴장하세요" 17세 골프신동의 도전

30일 LPGA 노스텍사스 슛아웃 개막
지난 대회 3위 돌풍 헨더슨 월요예선 통과 출전권 획득
코스 미리 경험해 유리할 듯
5강구도 깰 주인공 되나 관심
리디아고· 김세영 3승 경쟁도 주목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5강 구도가 뚜렷하다. 세계랭킹 1~3위인 리디아 고(18·뉴질랜드)와 박인비(27·KB금융그룹),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 신인왕을 다투는 김세영(22·미래에셋)과 김효주(20·롯데)가 그들이다. 10개 대회를 치른 현재 '빅5'가 6승을 거뒀다. 2승씩으로 다승 공동 선두인 리디아 고와 김세영은 상금 1·2위와 올해의 선수 1·2위를 달리고 있고 루이스와 김효주는 평균타수 1·3위에 평균퍼트 1·2위다. 박인비는 그린 적중률 2위, 상금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30일 밤(이하 한국시간)부터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CC(파71·6,462야드)에서는 LPGA 투어 노스텍사스 슛아웃(총상금 130만달러)이 열린다. 시즌 판도가 요동칠 분수령이 될 수도 있어 관심이 쏠리는 대회다.

키는 17세 신예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잡고 있다. 지난해 아마추어로 캐나다 프로 무대를 평정한 헨더슨은 지난주 LPGA 투어 스윙잉스커츠 대회에서 1타 차 단독 3위에 올랐다. 2·3라운드에서는 단독 선두였다. 헨더슨은 LPGA 투어 시드가 없다. 대회에 나가려면 스폰서 초청을 받지 않는 이상 월요예선을 거쳐야 한다. 이번주도 월요예선을 통과해 출전권을 얻었다. 헨더슨은 지난주 대회 직후 샌프란시스코발 새벽1시 항공권을 어렵게 구했으나 3시간이 지연돼 공항에서 쪽잠을 자야 했다. 비몽사몽으로 어빙에 도착해서는 13개 홀을 돌고 나서 번개로 경기가 중단돼 다음날로 연기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성적은 1언더파 70타로 공동 2위. 4명이 2차 연장까지 벌였고 버디를 잡은 헨더슨이 막차 티켓을 따냈다. 그는 "이런 정신없는 스케줄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쉽게 연장에 합류하지 못한 스윙잉스커츠 대회를 돌아보면서는 "마지막 날 몇 가지 사소한 차이가 우승을 막았다. 많이 배웠다"고 했다. 라스 콜리나스CC에서 미리 1라운드짜리 서바이벌 게임을 치러본 헨더슨은 체력만 버텨준다면 본 게임에서 유리할 수도 있다. 지난주 헨더슨에 1타 뒤진 단독 4위로 마감한 곽민서(25·JDX)도 다크호스다. 헨더슨과 곽민서 등이 이번주에도 우승 경쟁에 뛰어든다면 5강 체제에 금이 갈 수도 있다.

리디아 고와 김세영의 2강으로 좁혀지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리디아 고는 시즌 첫 메이저인 ANA 대회 공동 51위의 충격을 딛고 지난주 3타 차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김세영도 ANA 대회 역전패 시련을 극복하고 바로 다음 대회인 롯데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섰다. 기적적인 연장 샷 이글의 흥분이 그대로인 채로 언론과 팬들의 넘치는 관심 속에 지난주 대회에 출전한 김세영은 공동 9위로 선방해 롱런 가능성도 확인했다. 그는 29일 대회 공식 인터뷰에서 "골프로 이루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에 향수병쯤은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린 컨디션이 정말 좋아서 잘 읽힌다. 읽은 대로만 치면 좋은 스코어가 나올 것 같다"는 말로 시즌 3승에 대한 의욕도 감추지 않았다. 김세영은 한국 취재진과 만나서는 "현재 15위인 세계랭킹을 5위 안으로 끌어올리겠다. 그러려면 2승을 더 추가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밝혔다. 10번홀 출발인 김세영은 노장 줄리 잉스터(미국), 지난주 준우승자 모건 프레슬(미국)과 동반 플레이한다. 리디아 고는 폴라 크리머(미국), 안젤라 스탠퍼드(미국)와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선다. 올 시즌 아직 우승이 없으면서도 상금 3위일 정도로 꾸준한 루이스는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지난해 시즌 첫 승도 이 대회에서 나왔다. 2013년 대회 우승자 박인비도 시즌 2승이 터질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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