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유산’최원영, 남자의 순정이란 이런 것


철규(최원영 분)의 사랑은 마치 해바라기 같다.

지난 4월 7일 방송된 MBC주말특별기획 ‘백년의 유산’28회에서는 채원(유진 분)이 세윤(이정진 분)의 도움으로 주리(윤아정 분)가 씌운 누명을 푸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번에도 분명히 백마 탄 왕자는 세윤이었다. 세윤은 조사를 통해 모든 것이 주리가 꾸민 일이었다는 것을 알아채고 결국에는 주리가 채원에게 사과까지 하게 만들었다. 세윤이 아니었다면 채원은 영락없이 해고를 당했을 것이다.

세윤이 이렇게 백마 탄 왕자라면 철규는 그냥 찌질한 남자다. 극심한 마마보이 기질로 채원과 이혼하고, 영자가 원하는 대로 홍주(심이영 분)와 새로 결혼했다. 하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채원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만은 조금도 바래지 않았다.

철규는 채원이 누명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채원에게 달려갔다.

“걱정돼서 와봤어. 당신 거래처에서 뇌물 받아 먹었다고 오해 받고 있다며.. 내가 뭐 도와줄 일 없나 해서 와 봤지.”철규는 조금도 채원이 뇌물을 받았다는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는 아무런 조건 없이 채원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는 남자였다.

“말했죠. 당신이 날 그냥 놔두는 게 도와주는 거라고. 제발 내 일에 신경 꺼요.” 하지만 철규에게 채원은 너무나도 싸늘했다. 철규를 용서하기에는 그의 가족들에게 당한 고통이 너무 크다.

채원의 거부에도 철규는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 물러서지 못했다.

“이 여자분은 뒤에서 돈이나 받아먹고 하는 그런 여자가 아닙니다. 얼마면 됩니까. 도대체 얼마면 우리 채원이 억울한 누명 벋을 수 있냐고!” 철규는 감사실까지 따라 들어가서 난리를 쳤다.

세윤과 철규는 철저하게 비교된다. 세윤은 이성적으로 증거를 찾아내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일이다. 반면 철규는 늘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선다. 이번에도 채원이 관련됐다는 말에 철규는 이성 같은 것은 챙길 수 없었다.

“당신이 그러고 가면 회사에서 내 꼴이 뭐가 되냐고요. 마지막 경고에요. 다시 한 번 내 눈에 나타나면 그 땐 진짜 경찰에 신고할 테니깐.”어떻게 보면 채원은 철규에게 너무 모질다. 철규도 세윤처럼 채원의 백마 탄 왕자가 되고 싶었을 뿐이었다.

“매정한 것.. 난 니 걱정에 속이 타 들어가는데 넌 어쩜 그렇게 독할 수가 있냐.”채원이 이토록 매정해도 철규는 채원을 무 자르듯 끊어낼 수 없다. 철규에게 채원은 전부다.

그렇지만 이런 철규의 순정은 또 다른 한 여자에게는 독이 된다. 철규는 이미 다른 여자의 남편이다. 홍주는 철규가 아직도 채원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말에 화를 감추지 못한다.

채원을 사랑하는 방법 밖에 모르는 이 바보 같은 남자, 철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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