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나침반] 교수형

어떤 법정에서 판사는 죄인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극형을 내렸다.『다음주 월요일부터 토요일 사이의 하루를 택해 교수형을 집행한다. 그러나 그날이 언제인지는 알리지 않으므로 죄인은 그날 아침까지 교수형 집행일을 예측할 수 없다.』 죄인은 가만히 생각에 잠겨 있다가 다음과 같이 추론하고는 자기는 교수형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금요일까지 형이 집행되지 않는다면 토요일에는 집행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바로 그날이 형이 집행되리란 것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판사의 말은 거짓이 되므로 형은 토요일에 집행될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추론을 확장하면 결국은 월요일밖에 남지 않게 되며 월요일 아침에는 또 다시 그날의 교수형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결국은 월요일에도 형은 집행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마음을 놓은 채 지내고 있었다. 그러나 형은 수요일에 집행되고 말았다. 지수의 상승이 거듭되자 관성의 법칙에 사로잡혀 화요일 나타난 지수 일봉상 주가하락을 의미하는 HANGING MAN(교수형)이 가볍게 여겨졌으나 전일의 폭락은 기술적 분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조정이 시작된 이상 당분간 시장은 그 동안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는 시간을 가질 것 같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