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미만 700곳은 왜 중견기업에 포함시켰나

누락된 관계기업 매출규모와 비슷

중소기업청이 매출 규모가 작다며 관계기업 1,529개(2011년 통계 기준)를 뺀 1,422개를 한국의 중견기업수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중 절반 가량인 700개 기업이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이어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중기청은 13일 중견기업 통계 잘못을 지적한 본지 보도에 대한 해명자료에서 관계기업 1,529개의 평균 매출액은 664억원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중기청이 공식 통계로 제시한 중견기업 1,422개 중 700개가 1,000억원 미만으로 바로 관계기업 수준의 매출 규모라는 점이다. 1,000억원 미만 700개 기업은 중견기업 통계에 들어가는데 왜 평균 매출액이 664억원인 관계기업 1,529개(2012년 기준 1,495개)는 통계상 중견기업으로 잡히지 않느냐는 것.

중기청은 같은 자료에서 "중견기업 통계에서 관계기업을 제외한 이유는 독일 히든챔피언과 같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중간규모 기업을 육성한다는 중견기업 정책방침에 부합시키기 위해서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매출 1,000억원 미만 700개 기업 역시 중견기업 통계에서 빼거나 관계기업들을 모두 중견기업 통계에 포함시켜야 논리적으로 맞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간규모 기업을 정책 대상으로 한다면서 매출액 1,000억원 미만 기업 700개는 왜 중견기업 통계에 포함시켰느냐"며 "매출액 1,000억원 미만 기업도 중견기업으로 인정하면서 관계기업은 규모가 작아 안 된다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산업발전법상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을 졸업한 기업중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속하지 않은 기업'이다.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르면 3년 평균 매출액 1,500억원을 초과하면 중소기업을 졸업하게 된다. 그러나 종업원수, 자본금 기준 등에 따라 매출액이 1,500억원 이하인 경우에도 중소기업을 졸업하게 돼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인 700개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분류돼 있는 상태다.

또 1,000억~2,000억원 미만 기업이 225개인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 1,500억원 이하인 기업은 800여개로 추산된다. 결국 중견기업국 주장대로라면 1조원이 넘는 76개 기업을 제외하고 매출액 1,500억원 이하 800여개 업체를 빼면 500개 내외 기업만 정책 대상이 되는 셈이다.

이에대해 차관급 중앙부처의 국 조직 24명 공무원이 겨우 500개 안팎의 중견기업만을 지원하는 업무를 한다는 건 행정조직이나 국정효율상 넌센스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반면 중기청의 지원대상은 전국 320만 중소기업(자영업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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