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부문 매각] '공염불' 우려

국내 기업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철강 산업 부문 매각이 추진되거나 매각 가능성에 대한 설이 크게 번져가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철강 부문 매각 발표는 구조조정을 촉구하고 있는 정부에 성의를 표시하기위한 「발표용」이라는 것이 철강업계의 일반적 시작이다. 포항제철도 지난해말 대규모 구조조정 방안의 하나로 삼미특수강의 일부를 인수한 창원특수강 매각 방침을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인수 희망업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수강의 경우 방위산업 품목인데다 다품종 소량 생산 품목으로 경제성이 없어 포철 이외에는 막대한 적자를 감수해 가면서 이를 인수할 업체는 국내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철강업체들의 공동된 의견이다. 결국 창원특수강 매각 방침은 단순한「방침」에 그치는 일종의「시위용」이라는 분석이다. 현대 구조조정과정에서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천제철과 현대강관, 대한 알루미늄도 마찬가지 경우. 전세계적으로 철강 업계가 구조조정기에 있는데다 국내 철강업계도 심각한 공급 과잉 상태여서 이들 업체를 인수할 철강사들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현대강관이나 대한알루미늄은 해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전남 율촌에 180만톤규모의 냉연공장을 준공한 현대강관은 일본 고로업체로 부터 핫코일을 공급 받고 있어 이들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도 가능 할것으로 보인다. 대한 알루미늄은 특수강업체처럼 기간 소재 산업이란 특성 때문에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대한 알루미늄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현대 계열사들을 수요업체로 갖고 있어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관게자들의 얘기다. 다시말해 국내 철강사가 이를 인수해 운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대한 알루미늄도 현대 강관처럼 원료 수입선인 미국업체와의 자본 제휴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현재 구조조정 과정에서 거론되고 있는 철강사들의 매각은 현실성이 없다는 분석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있는 설비도 가동을 못하고 있는 처지에 누가 누굴 인수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고 『이같은 사정은 해외업체도 마찬가지』라며 철강사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훈 기자 LHOON@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