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융기관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ㆍ중견 수출기업을 위해 오는 2014년까지 13조원을 추가 지원한다. 수출기업들이 처해 있는 어려운 자금상황을 감안해 이 중 약 7조원가량은 올해 말까지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6일 인천과 익산의 수출단지를 찾아 기업들로부터 수출 애로 사항을 듣고 난 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수출ㆍ투자 금융지원대책'을 발표했다.
국내외 시장환경 악화로 자금이 돌지 않아 시설 및 운영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ㆍ중견기업들에는 '깔딱 고개'를 넘길 수 있는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3조원 규모의 설비투자펀드를 마련해 중소ㆍ중견기업의 투자를 지원한다. 금리는 기존 설비자금 보다 1%포인트 낮다.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는 조선 기자재 제조사들을 위해서는 정책금융공사와 우리ㆍ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참여해 4조원가량의 제작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달 중에 각 기관별로 조선사 제작금융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다음달부터 본격 지원할 예정이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수출 중소ㆍ중견기업 보증 규모를 당초 연내 12조8,000억원이 목표였지만 기업들의 자금난을 감안해 3조원을 늘리기로 했다. 또 두 기관은 이달 말부터 기술개발 우수기업을 발굴, 기업은행과 대출을 연계해 1,2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할 방침이다. 자금난 속에 위축된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을 돕기 위해서다.
산업은행은 설비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중소ㆍ중견기업들에 운영자금 1조5,000억원을 시중금리보다 0.6~1.0%포인트 낮은 금리로 지원한다. 기존 거래기업들에 1조원, 신용등급 BB+ 이상인 신규거래 중소ㆍ중견기업에 5,000억원을 연말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이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수출ㆍ투자 관련 금융애로 현장점검을 하고 있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기술력은 있지만 유럽발 금융위기 등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ㆍ중견기업들의 자금문제를 즉각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며 "현장에서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체계를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기존에 시중은행과 일부 정책금융기관들이 본점에서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 금융애로 상담센터'를 '기업 금융애로 상담센터'로 확대해 종합 상담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서울ㆍ광주 등 지역 거점별로 기업인들이 주말에도 다양한 금융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상담소를 운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