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온기 식지 않는 한남뉴타운

다른 지역 뉴타운사업 지지부진 불구 거래 늘고 가격도 올라
강남재건축 단지 가격 상승 수혜
정몽준 "용산개발 재추진"도 한몫
5곳 중 3구역 사업속도 가장 빨라

잇따른 조합원 분담금 폭탄 소식에 뉴타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어가는 반면 한남뉴타운은 거래가 이어지고 사업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면 상가건물부터가 한남뉴타운 2구역이다. /서울경제DB


서울 지역 뉴타운들이 분담금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남뉴타운은 투자 온기가 식지 않는 모양새라 주목된다. 또한 최근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용산개발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한남뉴타운이 새롭게 조명되는 분위기다. 몇몇 구역은 재개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의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타운 인기 하락에도 거래 이어지고 가격 상승=6일 찾은 한남뉴타운에는 봄기운이 완연했다. 이 지역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거래가 활발해져 급매물은 설 전후로 다 빠진 상태다. 지금은 가격 좋은 물건 위주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초 대지지분 20㎡인 3구역의 전환 다가구가 2억6,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 강화 방침이 발표된 이후인 3월 말에도 대지지분 33㎡인 전환 다가구가 3억 2,000만원에 거래됐다. 전환 다가구란 가구별 구분등기를 해 다세대 주택으로 변경한 다가구 주택이다. 기존 다세대 주택보다 가격이 저렴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단독주택 거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지지분 67㎡에 전용면적 48㎡인 단독주택이 2월 말 5억2,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가격도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말에 비해 전환 다가구나 빌라의 매매가가 평균 2,000만~3,000만원 올랐고 최고 5,000만원 상승한 곳도 있다. 지난해 말 4억2,000만~4억3,000만원에 거래되던 대지지분 33㎡ 빌라의 현재 시세는 4억7,000만원 정도다. 이 지역 시티공인 백용기 대표는 "강남 재건축 단지 가격이 부쩍 오르면 그 다음으로 투자자들이 찾는 곳이 한남뉴타운"이라며 "강남 재건축에서 전달된 온기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정몽준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용산개발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있던 매물도 들어가고 있다는 게 중개업계의 전언이다. 이 지역 토생금공인 한영민 대표는 "용산역 전면과 철도창 부지, 용산공원 개발 소식은 한남뉴타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며 "한남뉴타운이 그 개발지들의 배후수요를 받아들일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구역이 사업진행 빨라…2·4구역도 실태조사 후 기대감 상승=한남뉴타운 5곳 가운데 가장 사업 진행이 빠른 곳은 3구역이라고 이 지역 중개업자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3구역은 외지인 투자자가 조합원의 70%에 달해 사업 진행이 원활한 편이라는 평가다. 현재 3구역은 정비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하고 자문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후 변경된 계획에 따라 건축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사업시행인가는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받을 것으로 조합 측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시 실태조사 결과 사업성이 높게 나온 2구역도 주목할 만하다. 실태조사는 구청과 서울시가 재개발 구역의 사업성을 분석하고 조합원의 자산 및 입주 희망 아파트를 감안한 개별 추정분담금을 산출하는 작업이다. 실태조사 이후 사업에 동의하는 사람이 늘어 속도가 붙었다는 설명이다. 용산구청에 따르면 2구역은 현재 재개발 조합이 설립돼 있으며 조합은 사업 진행을 위해 일부 조합원들과 협의 중이다.

4구역 역시 지난해 12월 말 실태조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 전망이 밝아졌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다만 구역 내 신동아아파트가 뉴타운 개발을 반대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게 사업의 변수로 꼽힌다. 4구역은 현재 추진위 상태로 조합설립 동의서를 받고 있다.

한남뉴타운 중에 입지가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히는 5구역 재개발 사업은 현재 답보 상태다. 지난달 내부 갈등으로 조합 임원단이 전원 해임됐으며 이달 중 임원 선임 총회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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