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내년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을 위한 실무자급 접촉인 ‘소인수 회의’를 지난 5일 서울 인근에서 진행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6일 "이번 소인수 회의에서 깊이 있는 이야기가 오갔으나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며 “향후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황준국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에릭 존 미국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사 등이 참석, 밤늦게까지 진행된 전날 회의에서 양측의 이견은 뚜렷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은 주한미군 방위비 명복으로 8,695억원을 분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반면 미국측은 1조원 이상을 요구했다. 정부는 또 분담금의 이월이나 전용을 막기 위해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자는 입장을 밝혔으나 미국측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자는 입장을 나타내 평행선을 달렸다.
한미 양국은 이달 하순 서울에서 5차회의를 개최하고 또다시 잼정 조율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문제가 우리측 대표단의 운신폭을 좁혀 놓을 것으로 예상돼,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전작권 전환 문제와 방위비 협상은 별도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시퀘스터(예산 자동삭감)’가 발동된 미국 정부로서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우리측 부담을 높이려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에 다급한 쪽은 우리측이기 때문에 미국과 진행되는 갖가지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