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최근 개성공단 진출 문제를 북한과 본격 논의하며 개성공단 국제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알렉산드르 갈루시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지난 24일부터 5일간 북한을 방문해 박봉주 내각 총리 등과 만나 개성공단 투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9일 보도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개성공단 국제화 측면에서 보면 러시아의 참여가 바람직하다"며 "개성공단은 우리 측이 관리하는 공단이므로 북한과도 협의해야겠지만 우리와 먼저 협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외국기업이 개성공단에 참여했을 때 남북관계의 부침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담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통일부는 지금까지 중국·호주·독일·대만 등에서 5∼6개사가 개성공단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개성공단 내 인터넷 설치 등 투자여건 개선 상황에 맞춰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한 공동 투자설명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가 개성공단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최근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통해 촉발된 양국 간 경협 강화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개성공단 자체의 높은 경쟁력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은 우리의 20%, 중국의 38% 수준이며 이직률이 매우 낮아 근로자의 질도 높다.
다만 지난해 10월 개최될 예정이던 외국기업 대상의 개성공단 투자설명회가 남북 간 이견으로 무기한 연기되는 등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안정적 남북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지난해처럼 개성공단의 일방적 폐쇄 같은 조치가 취해질 경우 국제화가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