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감청 행위를 폭로하고 러시아에 임시 망명 중인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브라질에 정치적 망명을 시도했으나 수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스노든은 자신의 정치적 망명을 받아들이면 NSA의 도·감청 행위 조사에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브라질 당국에 보냈다.
이 신문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 기자 출신인 글렌 그린월드가 운영하는 온라인망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린월드는 스노든으로부터 기밀문서를 넘겨받아 NSA 도·감청 관련 첫 특종 보도를 했던 인물이다.
스노든은 서한에서 “브라질의 많은 상원의원이 브라질 국민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 의혹을 조사하는 데 적절하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도움을 요청했으나 미국 정부가 나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노든은 이어 “어떤 국가가 영구 망명을 허용할 때까지 미국 정부는 나를 방해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에 대한 임시 망명이 내년 중반까지만 허용된 상태에서는 NSA의 도·감청 행위에 대한 조사에 충분히 협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스노든의 정치적 망명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브라질 대통령실이 미국과의 갈등을 무릅쓰고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브라질 정부가 NSA 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이는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앞서 브라질 언론은 NSA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이메일과 전화통화 기록을 훔쳐보거나 엿들었고,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NSA의 도·감청 행위에 관해 미국 정부가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자 지난 10월23일로 예정됐던 미국 국빈방문 계획을 취소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브라질 정부는 인터넷의 안전한 사용과 개인 정보 및 표현의 자유 보호에 초점을 맞춘 국제회의를 내년 4월 23∼24일 상파울루 시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브라질은 연방정부 등에서 사용하는 공적인 메시지의 비밀을 보호하고 해킹을 방지하기 위한 이메일 시스템 자체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