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안철수硏 사들여 800억 대박


한 개인투자자가 지난 3년간 안철수연구소를 꾸준히 사들인 끝에 800억원 이상 자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원종호씨는 지난 2008년 2월부터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장내에서 꾸준히 매수해 지난 9월30일 기준으로 108만4,994주(지분률 10.8%)를 보유하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지분률이 37.1%이고, 이 회사의 자사주 비율이 13.9%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2대주주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안철수연구소의 주가가 9만5,800원에 마감했기 때문에 원씨의 주식 평가액은 무려 1,039억4,243만원에 달한다. 원씨가 지난 2009년 3월 보유지분 91만8,681주(지분률 9.2%)에 대해 공시했을 당시 주식 매입에 쓴 자금이 약 140억원으로 추정되고, 이후 추가매입한 주식이 16만6,313주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단 3년 만에 80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거둔 셈이다. 원씨는 최근까지도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원씨는 지난 2009년 4ㆍ4분기에 주식 8만1,319주를 추가 매수해 정확히 100만주(지분율 10.0%)를 채운 뒤 1년 후인 지난해 4ㆍ4분기에 다시 7만4,000주를 더 사들여 지분율을 10.7%까지 늘렸다. 이어 안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돌던 지난 3ㆍ4분기에 1만994주를 더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씨는 1972년생으로 적어도 지난 2009년까지 서울 평창동에 거주한 것 외엔 알려진 것이 없는 상태다. 그는 지난 2009년 공시에서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사들이는 이유로 ‘단순 투자목적’이라고만 밝혔다. 안철수연구소 측에 따르면 원씨는 주식 매입 이후 주주총회에조차 단 한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안철수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원씨는 회사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으로 주주총회에 한번도 참석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안 원장의 정치행보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올 들어 지난 8월17일까지 한번도 100만주 이상의 하루거래량을 기록한 적이 없었지만 이후부터는 세달 동안 단 8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100만주 이상이 매매되고 있다. 전체 상장 주식(1,000만주) 가운데 안철수 원장 지분과 자사주를 제외하면 실제 유통 물량은 500만주에 불과하다. 이날도 안철수연구소는 유통 가능물량의 절반이 넘는 260만주가 거래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대선테마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했다”며 “부풀려진 주가는 언젠가는 실제 기업가치에 수렴하기 때문에 테마가 사라진 이후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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