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음악 듣고… 영화보고… 차 마시고…

백화점 가전매장 '체험 마케팅' 활짝
롯데백화점 본점 뱅앤올룹슨 ,리뉴얼 후 매출 30% 늘어


백화점 가전시장에 체험 마케팅 시대가 열렸다. 미술관을 둘러보는 느낌을 들도록 매장을 꾸미고 홈시어터 체험관에서는 영화관 이상의 감동을 제공한다. 3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소공동 본점 8층에 위치한 덴마크 가전브랜드인 뱅앤올룹슨(BANG&OLUFSEN) 매장은 지난 8일 리뉴얼 오픈한 뒤 한 달 매출이 30% 가량 늘었다. 기존매장(49.5㎡)보다 2배(99㎡) 키우고 내부를 새롭게 꾸미면서 방문 고객이 늘어났다. 그냥 크기만 한 것이 아니다. 국내 가전 매장과 확연히 구분된다. 우선 매장 위치가 상식 밖이다. 가전 매장이 몰려 있는 구역이 아닌 침구와 가구 매장에 둘러싸여 있다. 가전 매장들은 모여 있어야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 상식인데 뱅앤올룹슨 매장은 가전제품의 대표 매장인 삼성, LG매장과 가장 먼 대각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유럽에서 TV와 오디오는 생활필수품인 까닭에 가전 매장보다는 침구나 도자기 매장 옆에 위치하는 것이 컨셉트에 어울린다는 것이 담당 매니저의 설명이다. 실내 공간도 가전 제품들이 질서정연하게 진열돼 있는 일반 가전 매장과 다르다. 하얗게 칠한 벽에는 그림을 걸어 놓았고 바닥은 백화점 매장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카펫으로 꾸며져 푹신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은은한 조명과 부드럽게 흘러나오는 음악은 카페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든다. 특히 가전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는 데 공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혼자 앉아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 이외에 둘이 앉아서 TV를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매장 왼편에 위치한 홈시어터 시스템 시연공간인 베오리빙룸은 9,200만원 짜리 홈시어터가 설치돼 있어 최대 15명이 동시체험이 가능하다. 이날 베오리빙룸에서 5분 간 영화 아바타를 감상하고 나온 다니엘 리히넨(31·스위스)씨는"엑셀런트(훌륭하다)"를 연발하며 매장 직원에게 제품 상담을 문의했다. 하영수 롯데백화점 리빙패션MD팀 선임상품기획자(CMD)는 "이번 롯데백화점 본점 뱅앤올룹슨은 가전제품을 파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롯데백화점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신선한 시도를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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