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박물관, 22일부터 ‘콩고강-중앙아프리카의 예술’전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22일부터 특별전시실에서 ‘콩고강-중앙아프리카의 예술’을 진행한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아프리카, 그 중에서도 대륙의 가장 오지라 할 수 있는 중앙아프리카의 문화를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내년 1월19일까지 3달간 계속된다. 입장료는 무료다. 또 이 전시를 기획한 프랑수와 네이의 강연도 내년 1월10일에 열린다.

‘콩고강-중앙아프리카의 예술’ 전시는 열대우림과 대초원을 배경으로 형성된 콩고강 유역의 다양한 예술 세계를 ‘심장 모양 가면’, ‘조상 숭배’, ‘여인상’ 등 세 가지 주제로 소개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주제는 삼림지대와 초원지대에 흩어져 각각의 고유한 정체성을 보이는 중앙아프리카의 여러 부족 집단을 연결하는 문화적인 연결고리이다.

아프리카 대호수 지역에서 발원한 콩고강은 적도를 따라 대륙의 심장을 관통한다. 길이 4,700여㎞로 아프리카에서 나일강 다음으로 긴 강이며, 수심은 세계에서 가장 깊다. 콩고강 유역은 원래 수렵채집 사회였으나, 약 3,000년 전 서아프리카에 살았던 농경민인 반투족이 대거 이주함에 따라 농경사회로 전환됐다. 수천 년 동안 콩고강 유역의 반투족들은 물길을 따라 강 주변의 숲과 초원으로 퍼져나가면서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를 이룩했다.

‘심장 모양 가면’은 콩고강 전역에서 확인된다. 주로 나무나 상아를 이용한 심장 모양 가면은 보통 적도 주변의 열대우림에 거주하는 부족 집단에서 제작됐다. 간결하고 극도로 단순화된 형식으로 표현되는 심장 모양 가면은 다양한 신들과 정령을 상징하는 것으로 각종 의례 행위에 사용되었다.

두번째 주제인 ‘조상 숭배’는 중앙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중앙아프리카 사람들은 조상의 신비로운 힘과 권위가 그들의 살아있는 자손인 자신들을 보살핀다고 믿었다. 많은 부족 공동체들이 중요한 선조의 뼈와 두개골을 다양한 종류의 유골함에 보관하였고 유골함의 맨 위에 조각상을 두어 유골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여인상’은 적도 이남 사바나의 문화에서 여성의 역할을 대변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여성은 통치자, 사제, 존경 받던 어머니, 명성이 높은 조상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 지역의 많은 반투족 집단은 모계 사회로, 생명을 주고 양육하는 존재로서 여성은 조상과 앞으로 탄생할 세대를 연결하는 은유적인 존재로 부각됐다.

이러한 세 개의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71점의 유물이 선보인다. 이 전시품들은 모두 프랑스 케브랑리박물관 소장품으로 19세기 말 혹은 20세기 초반부터 유럽인들이 수집했던 것이다. 19세기기 말 20세기 초 파리에는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의 가면과 조각상들이 대거 유입되어 대중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아프리카 조각이 지닌 조형적 가능성과 신비스러우면서도 강렬한 이질적인 표현력은 새로운 양식을 추구하였던 당시 젊은 화가들에게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 피카소, 브라크, 마티스, 블라맹크, 드랭 등은 아프리카 미술의 파격적인 표현 방식을 통해 큐비즘과 포비즘이라는 새로운 미학을 창조하였다. 이후 화가들의 원시적 감각의 이해와 적용은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추상주의에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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