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혹한피해 속출

시카고서 대륙횡단열차 고립...항공운항도 잇달아 취소

미국 시카고 일원에 몰아친 극한의 폭설로 대륙횡단 열차 3대가 최소 14시간 이상 설원에 고립됐다.

시카고발 항공편도 잇달아 결항되며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시카고 일원에서는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5일까지 최대 50cm 이상의 눈이 내린데다 6일부터 최저기온이 -27.7℃까지 떨어지면서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7일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일리노이주 퀸시를 각각 출발해 시카고로 향했던 암트랙(Amtrak) 열차 3대에 탄 승객 500여명이 전날 오후 3시30분께부터 이날 아침까지 눈과 얼음이 엉겨붙은 선로 위 열차에서 하룻밤을 지새우는 어려움을 겪었다.

약 240명의 탑승객을 태운 로스앤젤레스발 사우스웨스트 치프호(Southwest Chief)와 60명을 태운 퀸시발 일리노이 제퍼호가 시카고에서 남서쪽으로 약 150km 떨어진 멘도타 인근에 각각 멈춰 섰다. 또 217명을 태운 샌프란시스코발 캘리포니아 제퍼호(California Zephyr)도 일리노이 중서부 게일스버그의 철도야적장에 비상 정차했다.

캘리포니아 제퍼호 탑승객 시에라 슈낵은 “프린스턴역을 지난 후 열차가 1.5m 깊이의 눈 속에 멈췄다. 앞서 열차가 여러 차례 멈춰서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한 15분이면 될거라 생각했었는데 밤새 꼼짝 못하고 갇혀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마크 매글리어리 암트랙 대변인은 “멘도타 인근 두 대의 열차는 워낙 외진 곳에 멈춰 서 탑승객들이 눈과 얼음으로 찬 구덩이를 뚫고 도로까지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밤중에 강추위 속에 탑승객을 버스까지 이동시키는 것보다 난방과 식음료 등이 갖춰진 열차 안에서 밤을 지내게 하는 것이 더 안전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응급 구조대와 연락을 취해두었다”고 강조했다.

암트랙 측은 날이 밝으면서부터 사우스웨스트 치프호와 일리노이 제퍼호 탑승객들을 셔틀버스에 옮겨 타게 하고 시카고 도심 유니언역까지 이동시켰다.

캘리포니아 제퍼호는 앞 정차역인 프린스턴역으로 되돌아갔다.

시카고 abc방송은 “정오를 전후해 탑승객 전원이 시카고 도심 유니언 기차역에 도착했다”며 “기차가 멈춰선 때로부터 약 20시간 만의 일”이라고 전했다.

미국내 항공교통의 허브인 시카고 공항이 사흘째 정상 운행되지 못하고 있다.

시카고 항공국은 이날 하루 오헤어국제공항과 미드웨이공항 등 시카고 2개 공항에서 총 1,200의 항공 운항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시카고에서는 5일 1,300편, 6일 1,700편의 항공기 운항이 각각 취소됐고 이착륙 지연 사태도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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