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유가상승에 대거 베팅

예멘사태·美 생산 둔화 영향
WTI 순매수 포지션 일주새 급증

월가 헤지펀드와 투기세력이 국제유가 상승에 대규모로 베팅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TFC) 자료를 인용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순매수 포지션 규모가 21일 현재 26만7,614건으로 불과 일주일 만에 15.6%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규모다. 반면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매도 포지션 계약 규모는 7만4,662건으로 같은 기간 32%나 급감하며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동맹군의 예멘 반군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유가 급락으로 미국의 원유 생산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국제유가 추락에 셰일혁명이 타격을 받으면서 미국의 원유시추기 가동 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56%나 감소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도 4월 원유생산 증가폭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국제원유시장은 바닥론에 힘을 싣고 있다. WTI 가격은 지난 3월 이후 32%나 급등했고 이달 들어서도 20%나 올랐다. 또 최근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고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것도 유가 상승에 힘을 싣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경우 24일 올해 평균 WTI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53.62달러로 4.28달러 인상했고 브렌트유도 4.33달러 올린 59.54달러로 제시했다.

다만 공급과잉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여전히 8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전 세계적인 공급과잉 물량도 하루 200만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국제유가가 더 반등하면 미 셰일 업체들이 순식간에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게 로이터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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