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조사서 9월까지 76억불로 작년 상회/정보기술·생명과학 등 첨단산업 70% 집중머리(기술)는 있되 돈이 없어 고민하는 유망기업을 찾아나서는 벤처캐피털(모험자본)의 미국내 전체 규모가 올해 사상 처음 1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70년대 중반까지 기껏 1천만달러에 불과했던 미 모험자본의 규모가 20여년만에 1천배에 이른 것이다.
미국내 벤처캐피털 전문 조사기관들의 집계(일경산업신문 보도) 결과 지난 9월까지 미 벤처캐피털의 누적투자액은 이미 지난해 연간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전문기관인 쿠퍼즈 앤 라이브란드(C&L)의 모험자본 투자동향조사에 따르면 9월까지의 투자액은 76억달러를 기록, 이미 지난해 전체의 66억달러를 뛰어넘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PW)의 집계에서도 모험자본의 투자액(1∼9월)은 70억달러에 달해 지난해 전체규모(75억달러)에 근접했다.
올해에도 투자대상은 역시 정보기술(IT) 관련업종에 집중됐다. IT업종으로 분류되는 ▲통신네트워크 ▲전자 및 컴퓨터기기 ▲반도체 ▲소프트웨어·정보서비스 등 4부문에 42억3천6백만달러의 모험자본이 몰렸다. 이는 전체 투자액의 55%에 이르는 규모. 의약과 의료기기등 생명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도 17%를 기록,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비중이 70%를 넘어섰다.
기관들의 분석결과 두드러진 점은 종전 실리콘밸리에 집중돼 있던 모험자본이 대상지역을 점차 다양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PW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실리콘밸리에 투자된 전체 모험자본은 14억4천2백만달러로 전체의 20%에 그쳤다. 반면 보스턴을 중심으로한 뉴잉글랜드에는 8억4천2백만달러(12%), 남동부에는 6억6천만달러(9%)의 모험자본이 각각 투자돼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조사기관들은 벤처기업(VB)에 대한 모험자본의 투자가 현수준대로 진행될 경우 금년 총 투자액이 1백억달러를 너끈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들은 이같은 전망의 첫째 근거로 올초부터 불기 시작한 주식공개(IPO)의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음을 꼽았다. 모험자본가들은 이 과정에서 얻은 막대한 이득을 다시 새로운 기업을 찾아 쏟아붓고 새 기업의 상장으로 떼돈을 버는 일종의 「호순환」을 지속하는 것이다.<김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