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스타즈] SBI모기지 "한국에 특화된 상품 출시… 순익 30% 배당할 것"

외국기업 저평가 해소 노력
매 분기 한국서 IRㆍ고배당 정책도 유지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최초로 모기지뱅크(Mortgage Bank)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연내 한국 법인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주주들을 위한 고배당 정책도 꾸준히 이어갈 것입니다”

마루야마 노리아키(47ㆍ사진) SBI모기지 대표는 19일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한국에서 모기지뱅크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법적 검토를 마쳤고 연내 법인 설립을 추진중”이라며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제1호 모기지뱅크가 되겠다”고 밝혔다.

SBI모기지는 일본의 인터넷 종합 금융그룹인 SBI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지난 2000년 일본 최초로 설립된 모기지뱅크다. 모기지뱅크란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전문 금융기관으로 예금기관과 달리 주택담보대출채권을 증권화해 대출 자금을 조달한다.

특히 SBI모기지는 주주들 위한 고배당 정책도 지속할 계획을 내비쳤다. 마루야마 대표는 “SBI그룹은 일본 내에서 대표적인 고배당 금융그룹으로 지주회사인 SBI홀딩스의 경우 매년 순이익의 최소 30% 이상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SBI모기지 역시 매년 순이익의 약 30%를 배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BI모기지는 지난 4월 상장 직전 이례적으로 주당 300원의 특별 배당을 단행하기도 했다.

SBI모기지는 지난 4월 3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7,000원)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다.

마루야마 대표는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진데다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금융업종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모기지뱅크라는 사업자체가 생소해 저평가가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많은 한국인 주주를 모시고 주주총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BI모기지는 일본의 대표 장기고정금리 상품인 ‘FLAT35’의 취급기관으로 2011회계연도(2011년4월~2012년3월)에는 총 1만4,486건의 ‘FLAT35’를 취급해 4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2004년 출시된 FLAT35는 주택금융지원기구(JHF)가 취급하는 35년의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구조는 SBI모기지가 개인 주택수요자에게 대출을 해주면 이때 발생한 모기지 채권을 JHF가 매입해 증권화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336개 기관이 FLAT35를 취급하고 있고 이 가운데 21곳이 모기지뱅크다.

마루야마 대표는 “예금을 재원으로 대출을 하는 은행의 경우 대손 위험에 금리 변동 리스크를 감내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모기지뱅크는 채권을 증권화하는 방식으로 상품 판매가 가능해 금리 변동 리스크를 헤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모기지뱅크는 대출ㆍ채권회수 업무만 담당하기 때문에 모기지채권의 디폴트 우려를 부담하지 않는다”며 “특히 대출채권이 발생하는 즉시 JHF에 매각할 수 있어 부실채권이 발생하거나 재무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 모기지 대출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요인도 고정금리대출의 빠른 증가다.

마루야마 대표는 “변동금리대출은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가계부실로 연결될 수 있어 일본 정부는 고정 금리 중심의 대출시장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일본의 고정금리 대출비중은 약 14.5%로 미국(94%)에 비하면 많이 미흡한 수준이지만 한국(7.4%)에 비하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 정부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한국 고정금리 대출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 특화된 다양한 대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FLAT35 상품에 대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복합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상품개발 전담부서를 신설해 변동ㆍ단기고정형 마이홈론, 임대상환특약부 FLAT35, SBI FLAT 등의 상품을 선보였다. 또 올해부터 동일본지진 후 복구작업이 본격화되면서 현재 7조원 수준인 리폼(개축ㆍ증축ㆍ수선) 시장이 2020년에 두 배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리폼자금을 융자하는 ‘차환리폼론’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SBI모기지는 2006년 일본 모기지뱅크 최초로 대리점 제도를 구축, 컨설팅서비스, 대출신청, 계약수속,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대리점을 늘리고 있다.

SBI모기지의 대리점인 ‘SBI머니플라자’는 SBI증권, SBI손해보험 등 SBI그룹 계열사들과 제휴를 맺고 종합증권거래계좌의 개설과 보험가입 중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SBI모기지는 앞으로도 도쿄와 관동지역을 중심으로 대리점을 늘려 2015년에는 총 500개의 대리점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SBI모기지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명의 한국인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또 매 분기 국내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해 대표이사가 직접 실적과 경영계획을 설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근에는 마루야마 대표와 임원진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총 30만4,820주를 장내 매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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