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제난을 겪던 지난해 소비자들은 차를 구입한지 47개월만에 자동차를 새로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6년 41개월, 97년 45개월만에 차를 바꿔왔으나 2개월 늘어난 것이다.승용차의 월 평균 주행거리도 1,721KM로 97년에 비해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종별로는 경차~중형차의 주행거리는 97년에 비해 감소한 반면 대형 및 레저용차(RV)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빈부격차가 커졌음을 뚜렷하게 반증했다.
이같은 사실은 현대자동차가 조사한 「98년 소비자의식조사결과」에서 나타났다. IMF쇼크 후 1년 동안 우리는 어떻게 살았는지 이 조사를 통해 살펴보자.
◇구입유형 및 이전차 사용기간 지난해 차량구입자 가운데 처음으로 차를 구입한 사람(신규구입자) 비율은 20%이하로 감소하고 기존차를 새차로 바꾼 사람(대체구매자)비율은 70%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신규구입자 비율은 96년 30.3%, 97년 28.9%, 98년 19.5%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반면 대체구매자 비율은 61.1%(96년)에서 73.8%(98년)로 늘어났다.
대체구매자들의 이전차 사용기간은 96년 41개월에서 98년 47개월로 늘어나 소비자들이 소득감소로 차량구입을 미뤄온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주행거리 1,721㎞로 97년 1,769㎞에 비해 3%가 감소했다. 차급별로는 경차(1,885~1,568㎞), 소형(1,553~1,365㎞), 중소형(1,608~1,473㎞), 중형(2,041~1,575㎞)로 감소했으나 대형(1,729~1,948㎞), 미니밴(1,303~2,312㎞) 등은 주행거리나 오히려 늘어나 고소득층은 IMF환경을 오히려 향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니밴의 주행거리 증가는 디젤차와 LPG차량 보급으로 싼 유지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구매에 부정적인 영향=휘발유 가격인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값 인상요인은 96년 10.9%, 97년 20.5%, 지난해 41.1%로 매년 두배이상 급증했다. 반면 교통체증문제는 96년 25.2%에서 지난해 8.3%까지 줄어들었다.
◇차량 구매 때 중시요인 중형과 대형차 구매자들은 스타일을, 나머지 차급 구매자들은 유지비를 차량구매때 가장 중시한다고 대답했다. 경차의 경우 유지비(46.9%) 가격(18.4%) 스타일(11.5%)순으로 응답했으며 중형차고객은 스타일(23.0%), 안전성(17.5%), 가격(10.7%)의 순으로 고려해 구입했다고 전했다.
◇복수보유 중과세 폐지 영향 복수보유 중과세 폐지에 따라 1년 이내 추가구입의향자가 2배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7년에는 복수보유의향자가 9.3%에 그쳤으나 지난해 조사에서는 18.6%로 두배 늘었다. 복수보유중과세는 경차 이외의 승용차량을 2대이상 보유할 경우 부과하던 중과세(등록세와 취득세 2배 부과)로 지난 1월부로 폐지됐다.
복수보유차로 선호하는 차량의 경우 복수보유 중과세가 적용됐을 때는 경차가 51.9%로 절반이상을 차지했으나 중과세 폐지후에는 경차가 14%대로 줄고 중형이상차량이 17.2%에서 35.4%로 크게 늘어났다. /정승량 기자S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