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3분기 실적 기대 이상… 반도체 위기론 사그라드나

매출 146억달러… 전년 대비 8%↑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미국 인텔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지난주 불거진 세계 반도체 산업 위기론도 급속도로 수그러들고 있다.

인텔은 올 3·4분기에 매출 146억달러, 분기 순이익 3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 증가하며 시장예상치(144억달러)를 뛰어넘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이번 실적은 3·4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라며 "앞으로 전망도 밝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4·4분기 실적 예상치도 시장 관측보다 2억달러 많은 147억달러로 올려잡았다.

인텔의 이 같은 실적호조로 인해 지난주 마이크로칩스의 실적 우려로 야기됐던 반도체 위기론도 "시장이 과민반응했다"는 분위기로 급속반전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트의 브라이언 마타스 연구담당 부사장은 "올해 반도체 시장은 7~8%대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내년에도 비슷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분석도 비슷하다. 진성혜 KT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산업을 쥐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과점구조와 공급조절 등으로 다른 반도체업체와는 차별화된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D램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75% 정도에 이른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도 "반도체 산업이 3~4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던 시기는 지났다"면서 "현 시장은 모바일 기기의 출시 및 판매와 밀접하게 연동돼 있는데다 명절이 많은 4·4분기는 계절적 성수기여서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을 제외한 세계 주요 경제권의 부진과 중국 성장세가 둔화 등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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