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가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카니 총재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에 기명 칼럼을 연재하는 개빈 데이비스 풀크럼애셋매니지먼트 회장은 15일(현지시간) '옐런이 카니의 매파적 기습을 따를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앞으로 미 경제지표가 개선되면 옐런 의장 등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기존의 비둘기파 성향을 갑작스레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카니 총재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비둘기적 포워드 가이던스(통화정책 선제안내)를 유지하다가 올해 경기가 개선되자 돌연 매파로 돌아섰다"며 "연준도 2012~2013년까지 시장에 내보내던 비둘기적 신호를 2015~2016년까지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스 회장은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주택경기·가계지출이 영국에 비해 아직 부진하지만 실업률·노동생산성과 노동시장 참가율 등은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오는 10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조치가 끝나면 연준도 BOE와 똑같은 경로(조기 금리인상 시사)를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오는 19일 끝나는 FOMC에서는 시장 충격을 우려해 옐런이 비둘기적 톤을 유지하며 '개전 휴전 상태(phoney war)'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에서도 최근 일부 미 경기지표가 부진하고 이라크 내전 사태라는 돌발변수까지 등장하면서 이달 회의에서 연준이 통화정책의 고삐를 서둘러 조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FT는 이날 "연준 내부적으로 금리인상 시점 등 출구전략 논의가 이전보다 활발하겠지만 통화정책의 변화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3월의 2.9%에서 이번에 2.5% 이하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시장은 옐런 의장이 첫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힌트를 줄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니크레디트는 최신 고객 보고서에서 "FOMC가 이번 회의에서도 '자동으로'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줄이며 올 늦여름이나 초가을에 테이퍼링을 끝낼 것"이라며 "연준이 출구전략 제2단계로 움직이면서 금리를 얼마나 빨리, 급격하게 올리느냐가 관심"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