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에서 경찰이 음주 운전 단속을 강화하자 대리운전 업체들이 호황을 맞았다.
20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영종도 안에서만 음주 운전으로 200명이 면허정지, 87명이 면허취소 처분을 받아 지난해 전체 단속 실적(운전면허 정지 또는 취소 314명)에 육박하고 있다.
영종도는 중부경찰서에서 30㎞가량 떨어진 곳에 있어 음주 운전 단속을 벌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영종도에서 일가족 4명이 음주 운전 차량에 숨지는 참변 이후 음주 운전 단속이 크게 강화됐다.
경찰은 거의 매일 공항 인근 도로, 인천공항고속도로 연결도로, 을왕리해수욕장 등 관광지 주변에서 강도 높은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음주 운전 단속이 강화되자 영종도 내 대리운전업체들은 호황을 맞았다.
영종도에서 인천이나 서울로 가는 대리운전비용은 6만~7만원에 이르지만 경찰의 단속망을 피해 섬을 빠져나갈 방도가 마땅치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리운전 수요가 늘고 있다.
영종도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는 "매출이 정확히 얼마나 늘었는진 밝히기 어렵지만 지난달 이후 손님이 는 것은 분명하다"며 "요즘은 술을 조금만 마셔도 대리운전을 요청하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영종도 상인들은 매출 감소로 대리운전업계와는 대조적인 표정을 짓고 있다.
을왕리해수욕장 상인번영회의 한 관계자는 "영종도가 음주 운전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인들도 음주 단속 강화를 반대하진 않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주류 판매 감소가 전체 매출에도 타격을 주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