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산업이 뜬다] 리필제품

환율상승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면서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생활필수품도 가격도 많이 오를 수 밖에 없었다. 비싸진 생활필수품을 싸게 살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리필제품 활용이다.이미 수년전부터 세제 샴푸 등을 중심으로 사용이 증가돼온 리필제품은 지난95년 쓰레기 종량제가 시작되면서 한차례 성장의 계기를 마련한데 이어 이번 IMF한파를 겪으면서 리필 제품이 확실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할수 있다. 특히 IMF사태 이후에는 값이 싸다는 경제적 이점에다 포장 용기보다는 내용물이 중요하다는 합리적인 마인드까지 소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리필 제품은 보통 용기 제품보다 가격이 20~30% 정도 저렴하다. 또 기존 용기형 제품보다 포장이 간소, 쓰레기 양을 줄일수 있기 때문에 환경오염도 줄일수 있는 환경친화형 제품이다. 때문에 리필 제품은 주부들에게 경제적이라는 실속을 주는 동시에 환경문제가지 해결할수 있다는 명분을 주는 일석이조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판매호조를 보이는 가장 대표적인 리필 제품은 섬유유연제. 1,000억원대 규모인 섬유유연제 시장은 현재 LG생활건강의 샤프란, 피죤의 피죤, 옥시의 쉐리, 애경의 마무리 등이 나와있는데 이 가운데 리필제품이 90%에 이를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섬유유연제의 리필용품 점유율은 96년 77%, 97년 85%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 제일제당의 참그린, 애경의 순샘, LG생활건강의 자연퐁 등 주방세제 역시 리필 제품이 7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슈퍼타이, 한스푼, 제일제당의 비트, 애경의 스파크, 퍼펙트 등 세탁세제도 리필제품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리필제품을 채택한 생활용품은 이뿐만이 아니다. 샴푸·린스 등 모발제품도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칫솔 물휴지 등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생활용품의 경우 리필제품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용기 혁신도 일어나고 있다. 기존의 리필제품은 비닐팩이나 종이팩이 일반적이었으나 비닐팩은 사용후 보관이 어렵고 재활용이 안되며 종이팩은 가격이 비싼 등의 단점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스틱 용기형 리필제품이 속속 개발됐다. LG생활건강의 섬유유연제 「샤프란」의 리필 포장은 국내 및 독일에 특허를 낸 기술. 액체세제를 리필 제품으로 생산할 경우 재충전하기 어렵고 쓰고난 잔량을 보관하기 힘든 단점을 해결, 100% 재활용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퐁퐁」 「세이프」 등 주방세제에까지 이를 확대했다. 제일제당도 주방세제 「참그린」을, 옥시도 섬유유연제 「쉐리」를 플라스틱 용기형으로 바꾸는등 보관이나 사용하기 쉬운 리필 제품이 잇따가 출시됐다. 화장품도 색조제품을 중심으로 리필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리필이 가장 확산된 화장품 품목은 투웨이케이크. 최근들어 경쟁이 치열해진 투웨이케이크 시장은 본제품에 아예 리필제품까지 끼워파는 절약형 상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이와함께 눈이나 입술의 라인을 그리는 아이펜슬·립펜슬류도 리필제품이 나와있으며 립스틱, 파운데이션, 훼이스 파우더 등도 리필제품이 기본. 최근 새로나온 충전용 건전지도 리필제품의 원리와 같다. ㈜영풍이 내놓은 다쓴후 충전해서 쓸수있는 알카바 건전지가 있으며 폐건전지를 충전하는 자판기도 나와있다. 이 자판기는 도처에 널린 폐건전지를 모아 재충전한후 개당 700원인 신제품에 비해 현저히 싼 200원에 되파는 것으로 건전기 자판기 사업은 국내에서 새롭게 선보인 신종 사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또 프린터의 잉크 공급장치인 「카트리지」를 재생하는 사업도 일종의 리필인 셈. 재생 카트리지는 신제품 가격의 30~50%에 되팔고 있어 공급이 수요를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식품류 중에서도 커피 프림이나 커피도 봉지 모양의 폴리에틸렌 제품이 출시돼 본제품보다 더 값싸다. 심지어 고추장 된장과 같은 장류도 봉지용 리필 제품이 나와있으며 식용유 케첩 마요네즈 등도 비닐로만 포장된 제품이 팔리고 있다. 수첩 속지나 볼펜심 등 문구류도 리필제품이 하나둘씩 시도되고 있는등 리필산업은 소비재 관련 전품목으로 꾸준히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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