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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자주 마시고 긴 옷·모자로 직사광선 피하세요
여름철 폭염 무사히 보내려면노약자·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오후 2~3시 외부활동 자제일사병엔 급격한 체온 변화 나빠… 미지근한 물 뿌려 열 내려야과일주스·과즙 등 충분한 섭취… 땀 많이 흘린후엔 염분 보충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최근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위에 취약한 노약자나 고혈압ㆍ당뇨환자들은 한낮 외출을 가급적 자제하고 수분섭취에 신경 써야 열사병을 예방할 수 있다. /서울경제DB
지난 10일 대구와 경북지방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등 무더위가 기세를 떨치고 있다. 중부지방도 곧 장마가 그치면서 전국이 곧 가마솥더위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폭염에는 일반인들도 건강에 주의해야 하지만 특히 무더위에 약한 노약자와 당뇨ㆍ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들은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기온이 높고 습도도 높은 날씨에서 특히 강렬한 햇볕에 노출되면 열사병이 발생하기 쉽다.
열사병에 걸리게 되면 체온이 40도를 넘나들게 된다. 체온은 높은데 땀을 흘리지 않을 경우 열사병을 의심할 수 있다.
이중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열사병에 걸리게 되면 의식 수준 저하나 이상 행동, 판단력 저하현상을 보이거나 심하면 혼수 상태로 빠질 수 있다"며 "특히 소뇌 기능 이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어서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거나 손발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못하고 떨리듯이 움직이는 현상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폭염에는 노약자들은 특히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노인들이 많이 복용하는 고혈압 약은 심장 기능을 억제해 더위에 견디는 능력을 더욱 떨어뜨리게 된다. 독거노인들은 경제적으로 취약해 에어컨이 없는 좁은 집에서 충분한 수분섭취 없이 방에서 지내기 때문에 무덥고 습기가 많은 날씨가 며칠씩 계속되면 열사병 위험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노인이 아니더라도 심장 기능이 저하돼 체온이 오르더라도 심박출량을 증가시킬 수 없는 사람, 피부에 광범위한 화상을 입거나 피부 질환이 있어서 땀을 흘리지 못하는 체표면적이 넓은 사람들도 열사병 발생 위험이 크다. 정신과 약들과 피부과 약들 중에는 땀을 흘리는 기능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약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 환자는 무더위로 혈압이 상승할 수 있고 땀이 많이 나게 되면 혈액이 농축돼 혈전(피떡) 생성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당뇨환자는 무더위 속 소변량이 많아지면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고 체온조절력이 떨어져 열사병 등에 걸릴 위험이 높다.
여름철에는 열 피로에 의한 어지럼증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더위를 먹는 증상'인 열 피로는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었거나 땀을 많이 흘렸을 경우 발생하게 된다.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열 피로가 특히 노년층에게 위험한 것은 기립성 저혈압의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립성 저혈압은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났을 때 갑자기 심장과 뇌로 하는 혈류량이 감소하면서 어지럼증이 동반되는 증상이다. 이때 노년층은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해 낙상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열 피로에 의한 어지럼증, 기립성 저혈압 등으로 낙상사고가 발생할 경우 무릎이나 고관절, 손목 등에 심각한 부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여름철 습관적인 어지럼증은 관절부상에 심각한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신속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폭염을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덥고 습한 환경에서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하지 말고 알코올이나 인삼과 같이 체온을 상승시키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직사광선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게 모자와 옷으로 가리고, 가능하면 그늘지고 시원한 장소를 찾아서 있거나 생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만약 땀을 많이 흘리는 힘든 일을 장시간 해야 한다면 정기적으로 염분이 충분히 포함된 물과 과일 주스를 섭취해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노약자와 만성질환자들은 폭염시 가급적 오전 10시부터 오후2~3시까지 일사량이 가장 강한 시간대에는 외출을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운동도 새벽이나 저녁 시간을 이용해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한낮에 외출할 경우 뙤약볕을 피해 그늘에서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수분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당뇨환자는 빙과류나 청량음료는 혈당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수분섭취를 위해서는 냉수가 가장 좋다. 냉수가 맛이 없다면 보리차나 시원한 녹차, 수분함량이 많은 과일을 먹으면 좋다. 다만 수박 등 당도가 높은 과일은 과다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스포츠음료는 흡수속도가 빨라 갈증을 빨리 없애주지만 열량이 높은 만큼 물이나 얼음에 희석해 마시면 좋다.
열사병 환자발생시 즉시 서늘한 곳으로 옮겨 체온을 낮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환자에게 차가운 물을 뿌릴 경우 급격히 체온이 낮아져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미지근한 물을 뿌려 물이 증발하면서 몸의 열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후 전해질 음료나 이온음료 등의 섭취를 통해 몸의 회복을 도우면 된다.
강한 햇볕으로 생길 수 있는 대표적 질환으로는 탈수증이 있다. 특히 아이들은 노는 데 정신이 팔려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 휴가지 등에서 적절한 휴식시간을 정해 수시로 물과 이온음료 등을 먹도록 하고 숨이 가빠지거나 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럽게 되는 등 탈수증상이 나타나면 환자를 편안히 눕히고 옷을 느슨히 한 상태에서 신발을 벗긴 뒤 수분섭취를 하게 하고 부채질을 해 체온을 낮춰야 한다. 이때 스포츠음료를 물에 2분의1 정도로 희석 시켜 먹이는 것이 좋다.
한낮에 비 오듯 땀을 흘렸거나 체력손실이 많았을 때 수박이나 참외ㆍ자두ㆍ포도 등 성질이 냉한 여름제철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설사를 자주하거나 배가 아픈 사람들은 잘 익은 토마토나 숙성한 복숭아ㆍ바나나 등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 과일주스나 과즙형태로 얼려 먹는 것도 좋다.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원기회복을 위해 맥문동ㆍ인삼ㆍ오미자가 함유된 한방차인 생맥 산차를 즐겨 마시면 좋다.